통증에서 해방되기

가슴 통증이 있다. 심각한 병인가?

최닥의 건강노트 2025. 7. 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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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흔한 증상입니다. '혹시 심장이나 폐에 이상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심각하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통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일부는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가슴 통증의 다양한 원인을 살펴보고,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가장 흔한 가슴 통증: 근골격계 통증

가슴 통증의 원인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근육이나 뼈, 관절에서 비롯되는 근골격계 통증입니다. 이 통증은 대개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아 비교적 안심해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생길까요?

  • 근육통: 가슴 부위의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했을 때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팔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작업, 심한 기침을 오랫동안 했을 때 가슴 근육이 손상되면서 통증이 느껴집니다. 마치 운동 후 다리 근육이 아픈 것과 비슷합니다. 며칠 무리하지 않으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 늑골척추관절 인대 손상: 갈비뼈가 등뼈(척추)와 만나는 부위(늑골척추관절)에는 뼈들을 단단하게 이어주는 인대가 있습니다. 이 인대가 손상되면 숨을 들이쉴 때 갈비뼈가 움직이면서 관절이 불안정해지고, 이로 인해 통증이 발생합니다. 이는 주로 심호흡을 할 때나, 기침, 몸통을 회전할 때 가슴 앞쪽으로 통증이 퍼져나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전혀 안 아프다가 숨을 깊이 들이쉬거나 물건을 들어올릴 때, 기침할 때만 주로 아프다면 대개 이 통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의사가 문제 있는 척추늑골 관절을 타진하면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통증이 심하면 병의원에 내원하여 약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등의 늑골-척골 관절부위를 여러 곳을 쳐서 통증이 있는가 확인합니다

 

  • 늑연골염 및 티체 증후군: 주로 가슴의 앞쪽에 있는 연골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갈비뼈는 등쪽에서는 뼈로 나오지만 가슴의 앞쪽으로 오면서 연골로 바뀌는데 이 연골 부위에 염증이 오는 것은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무리한 활동, 기침, 외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아픈 갈비뼈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티체 증후군은 여기에 연골 부위가 붓는 증상까지 동반됩니다. 진통소염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면 호전되는 편입니다.
  • 늑골(갈비뼈) 골절/타박상: 직접적인 외부 충격(넘어지거나 부딪히는 등)으로 갈비뼈에 금이 가거나 부딪혀 멍이 들었을 때 생깁니다. 숨을 쉬거나 움직일 때 갈비뼈 부위가 아프고, 해당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심해집니다.

 

2. 가슴 쓰림으로 오해하기 쉬운: 위장관 통증

가슴 통증인데, 실제 원인은 위나 식도 같은 소화기관일 때가 많습니다. 흔히 '속 쓰림'으로 착각하기도 쉽습니다.

왜 생길까요?

  • 위식도 역류 질환: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를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가슴 중앙이나 명치 부위가 타는 듯이 쓰리거나 아프게 느껴집니다. 식사 후나 누워 있을 때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신물이 넘어오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공복시는 증상이 덜한 편입니다. 밀가루 음식이나, 떡, 미숫가루, 고구마 등을 섭취하거나, 과식, 자극성 음식 등을 먹고 심해지는 편이고, 제산제 물약을 복용하면 증세가 바로 좋아지는 것으로 구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식도염에 잘 듣는 약이 있으므로 약을 사서 복용하면서 가라앉히려 하지 말고 병의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식도 경련: 식도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합니다. 마치 다리에 쥐가 나듯이 식도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심장 통증과 매우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감별이 중요합니다. 흔한 편은 아닙니다.
  • 위염/십이지장궤양: 위나 십이지장 점막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통증이 가슴 아랫부분이나 명치 쪽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이 동반됩니다. 통증이 잘 조절 안되어 내시경을 하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보통 두달 정도 약을 복용하고, 궤양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심장 관련 가슴 통증: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신호

심장과 관련된 가슴 통증은 다른 통증과 구별하기 어렵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즉시 대처해야 합니다.

 

왜 생길까요?

  • 협심증: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심장 근육이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주로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처럼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때 가슴을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활동을 중단하면 보통 통증이 5분 내에 완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치적으로 식도염 통증과 비슷한 곳이라서 의사들이 반드시 구분하려고 노력하는 통증입니다.
  • 심근경색증: 좁아진 심장 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심장 근육의 일부가 죽는(괴사되는) 매우 위급한 상황입니다. 협심증보다 통증이 훨씬 심하고,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며 30분 이상 지속됩니다. 식은땀, 창백함, 숨 가쁨, 메스꺼움, 어지럼증,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속히 병원으로 가지 않으면 위험한 상태입니다.

심근경색증. 심장혈관이 막혀서 일부 근육이 죽는 병입니다

 

  • 심낭염: 심장을 싸고 있는 얇은 막(심낭)에 염증이 생긴 것입니다. 숨을 깊이 들이쉬거나 누울 때 통증이 심해지고, 앉아서 몸을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나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열과 몸살이 보통 동반되므로 일반 응급 질환들과 구분되는 편입니다.
  • 대동맥 박리: 우리 몸에서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벽이 찢어지는 매우 위급한 상황입니다. 대동맥 벽은 세 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쪽의 한 겹이 찢어지면서 피가 혈관벽을 타고 중간을 가르고 벌리면서 나가는 병입니다.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가슴에서 시작되어 등 쪽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매우 위험한 상태이므로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대동맥박리. 피가 혈관 한쪽 벽 속으로 새서 고여있습니다

4. 호흡과 관련된 가슴 통증: 폐 및 흉막 관련

폐나 폐를 싸고 있는 막(흉막)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가슴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호흡과 관련된 증상을 동반합니다.

 

왜 생길까요?

기흉: 폐는 수많은 작은 풍선들이 모인 것이지만, 전체가 또 하나의 큰 풍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풍선이 터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때 공기가 폐의 밖으로 새면서 폐는 쪼그라들고 흉강에는 공기가 차게 됩니다. 주로 마른 체형의 젊은 남성에게서 원인 모르게 잘 발생합니다. 갑자기 날카롭게 가슴이나 어깨가 아픈 순간이 있더니, 그 후로 숨이 좀 차거나 많이 찬 경우는 기흉을 의심하게 됩니다. 숨이 심하게 차지 않으면 근처 의원이나 병원 외래로 방문하여 흉부 x-ray를 촬영하면 쉽게 진단됩니다. 숨이 많이 차면 위험할 수 있으니 응급실로 속히 내원해야 합니다. 기흉은 주로 입원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좌측에 보이는 폐가 터져서 작아지고, 흉강은 공기가 차서 우측으로 밀면서 팽창되고 있습니다

 

  • 폐렴/기관지염: 폐나 기관지에 염증이 심해져서 기침이 잦아지고 가슴 통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발열, 오한, 가래 등 다른 감기 증상과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감기약을 복용 중인데도 해열제로 열이 잘 호전 안되고, 기침 가래와 흉통 증세가 점점 더 심해진다면 감기약이 아직 남았더라도 진료받은 병의원에 내원하여 다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폐색전증: 다리 등 다른 부위에서 생긴 혈전(피떡)이 떨어져서 심장으로 갔다가 최종적으로 폐로 가서 폐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응급 질환입니다.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 곤란, 기침, 때로는 피 섞인 가래(객혈)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술, 외상, 노환 등으로 오래 누워있는 사람에게서 혈액이 뭉쳐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긴 비행기 여행 등으로 오랫동안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속히 응급실로 가지 않으면 위험한 상태입니다.
  • 흉막염: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숨을 들이쉴 때나 기침할 때, 몸을 움직일 때 가슴이 콕콕 쑤시거나 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집니다.

 

5. 신경 통증 및 정신적 요인

가슴 통증은 신경의 문제나 심리적인 요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왜 생길까요?

  • 대상포진: 어릴 때 수두에 걸렸던 사람에서 수두 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가서 살다가 신경을 따라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처음에는 가슴 한 쪽에 바늘로 찌르는 듯하거나 타는 듯한 통증, 혹은 가려움 등의 증세가 1~3일 정도 있다가 그 부위에 발진과 물집이 올라옵니다. 물집이 나와야 진단이 되는데, 처음에는 통증만 먼저 생기기 때문에 물집이 나기 전까지는 통증의 원인을 알기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애매한 통증이나 가려움으로 나타나기도 하므로 파스나 약을 바르다가 수포나 나면 약의 부작용이라 생각하고 병원에 가지 않고 며칠 더 견디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늦게 치료를 시작할수록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수포가 나면 무조건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 공황 장애 / 불안 장애: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극심할 때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어렵거나, 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 식은땀, 손발 저림, 어지럼증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환자 본인은 심장마비라고 생각할 정도로 공포감을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심장에 이상이 없습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가슴 통증은 자가 진단하기 어렵고, 일부는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즉시 응급실로 가거나 119에 전화해야 합니다.

  • 가슴을 쥐어짜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20~30분 이상 지속될 때 - 심근경색증 의심
  • 통증이 왼쪽 팔, 턱, 목, 등, 어깨 등으로 퍼져나갈 때 - 협심증, 심근경색증, 의심
  • 식은땀, 호흡 곤란,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극심한 피로감 등이 통증과 함께 나타날 때 - 심근경색증 의심
  • 갑자기 발생한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가슴 통증 - 대동맥박리, 기흉 의심
  • 가슴 통증과 함께 의식을 잃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 심폐질환으로 증세가 위험하다는 것.
  • 움직임과 상관없이 안정 시에도 통증이 지속될 때 - 협심증, 심근경색증, 대동맥박리, 기흉, 폐색전증, 대상포진, 흉막염 의심.

위와 같은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가까운 병원(정형오과, 내과, 가정의학과, 흉부외과 등)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가슴 통증이 자주 반복되거나 갈수록 심해질 때 - 급한 질환은 아닐 가능성, 최근에 갈수록 심해진다면 임박한 심근경색증일 수도 있으니 병원에 꼭 가야 합니다.
  • 특정 자세나 움직임에서 통증이 심해질 때 - 근골격계 통증 의심
  • 소화 불량이나 속 쓰림과 함께 나타나는 통증일 때 - 식도염 의심
  • 발열, 오한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때 - 흉막염, 심외막염 등 의심

 

결론: 현명한 대처가 중요합니다.

가슴 통증은 다양한 원인을 가질 수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거나, 반대로 '별것 아니겠지' 하고 방치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자신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위에서 언급한 위험 신호가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모르겠어도 일단 병의원으로 가는 것이 지혜로운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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