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이나 다리의 저림, 감각 이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디스크입니다" 혹은 "협착증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두 질환 모두 허리나 다리에 통증을 유발하지만, 원인과 발생 기전, 치료 방법까지 서로 매우 다릅니다. 오늘은 척추질환 중 대표적인 추간판 탈출증(디스크)과 척추관 협착증의 차이를 상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란 무엇인가요?
'디스크'라는 말은 정확히는 추간판이라 불리는 구조물을 의미합니다. 이 추간판은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말랑말랑한 젤리 구조물로,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허리를 굽히거나 펼 때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그런데 무거운 물건을 잘못 드는 등 반복적인 부담이 누적되면 디스크의 바깥층(섬유륜)이 찢어지면서 속에 있는 젤리 같은 수핵이 뒤쪽으로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추간판 탈출증, 즉 디스크입니다.
튀어나온 수핵은 인접한 신경을 눌러 통증, 저림, 근력 약화를 일으키며, 주로 20~40대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허리 디스크라 하면 요통이 당연히 있는 것으로 알지만, 디스크 환자 중 많은 사람들이 요통을 전혀 못 느끼고 다리 저림이나 시림 등의 신경 증세만 나타납니다.
디스크는 자연 회복될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디스크는 수술을 받아야만 치료되는 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디스크의 수핵은 젤리처럼 물렁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튀어나온 후에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안으로 흡수되거나 몸 안의 면역반응에 의해 서서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을 누르던 젤리 같은 물질이 점점 쪼그라들어서 더 이상 신경을 누르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젊은 나이일수록 자연 흡수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디스크가 더 튀어나오지 않도록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디스크가 다시 밀려나올 수밖에 없는 자세를 계속 취하면 추간판은 계속해서 추가로 더 튀어나오면서 디스크가 낫지 않거나 더 심해지는 것입니다.
디스크 치료의 기본은 '시간 + 자세 + 약물'
디스크는 대부분 수개월의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됩니다. 이때 진통소염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튀어나온 디스크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신경이 눌려 생긴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함께 복용하는 신경통약은 신경의 민감도를 낮춰주어 저림 증상과 불쾌한 감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통증과 염증을 조절해주는 동안, 환자는 허리를 구부리지 않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디스크는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나요?
물론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때
- 다리 힘이 빠지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질 때
- 대소변을 참기 어려운 신경 마비 증상이 생겼을 때
- 수개월 동안 보존적 치료에도 전혀 호전되지 않을 때
하지만 실제로는 디스크 환자의 약 5% 정도만 수술이 필요하며, 대부분은 약물치료와 자세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디스크 예방법 — 잘못된 자세만 피하면 반은 성공입니다
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자세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 앉을 때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쿠션 받치기 : 특히 소파에 앉을 때 쿠션을 바닥에만 두면 허리가 오히려 눕는 자세처럼 되면서 더 동그랗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커다란 쿠션을 세워서 등 전체를 받칠 수 있도록 하고 허리를 바로 펴는 자세, 복부가 앞으로 약간 나오는 듯한 요추 전만 자세로 앉고, 이 자세를 늘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중간중간 일어나 허리를 뒤로 스트레칭
- 무거운 물건은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과 엉덩이 힘으로 들기 : 흔히 말하는 '데드리프트 자세'처럼, 허리는 세우고 다리를 굽혀야 안전합니다.
- 지속적으로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자세는 디스크를 점점 뒤쪽으로 밀어내는 압력을 가해 결국 탈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앉거나 작업할 때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데드리프트법이란?
- '죽은 무게(dead weight)'를 바닥에서 들어 올린다고 해서 "데드리프트"라는 이름이 붙음
- 바닥에 놓인 중량을 허리를 펴고 무릎을 굽힌 자세로 들어 올리는 동작
핵심 자세 요령
- 허리를 절대 굽히지 않고 펴서 유지
- 무릎과 엉덩이를 함께 굽혀 바닥에 있는 물건을 잡고
- 등을 곧게 편 상태로 무게를 들어 올림
- 올릴 때 허리가 아닌 엉덩이와 다리 힘으로 들어야
- 일상생활에서도 무거운 물건을 안전하게 드는 법으로 응용됩니다
🔍 같이 볼 허리 통증 예방하기 법
척추관 협착증이란 무엇인가요?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기는 질환입니다. 노화나 과도한 육체 노동으로 인해 척추 주변의 조직이 두꺼워지거나 돌출되는 등의 변화가 발생하면서 신경 통로가 점점 좁아지는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주로 뼈, 인대, 후관절의 퇴행성 비후로 인해 발생하며, 50~70대의 고령층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디스크 질환과는 달리 급성으로 발생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 질환이며,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따라서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주요 증상은?
- 누워있거나, 앉아서 TV를 시청하거나, 집안 활동을 하는 정도에서는 아무런 증세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 그러다가 5~10분 이상 걸으면 엉덩이나, 허벅지, 종아리가 아프고 저려서 더 걷기 어려워집니다. 이때는 앉거나 허리를 구부려야 합니다. 이를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라고 부릅니다.
- 허리는 거의 아프지 않습니다. 만약 척추협착증이라고 하는데 허리가 아프다면 이는 척추협착증 때문이 아니라, 다른 허리 아픈 병도 같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걷다가 아플 때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고, 서거나 걸으면 다시 악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 걸을 때마다 허벅지나 종아리가 아파서 쉬었다 가야 하므로 결국은 활동을 서서히 줄이게 됩니다.
협착증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나요?
디스크는 물렁한 조직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쪼그라들기도 하지만, 협착증은 뼈와 인대가 자라서 신경을 누르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병은 아닙니다.
다만, 무리한 활동 후 일시적으로 증상이 악화된 경우, 휴식과 약물치료로 증상이 완화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질환이 '나은 것'이 아니라, 단지 '다시 악화 직전 상태로 돌아간 것'일뿐입니다. 척추협착증은 이렇게 호전과 악회를 반복하면서 수년간 서서히 진행하는 병입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면, 결국 점점 걷는 거리도 줄고 외출을 꺼리게 되며, 체력 저하와 노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협착증은 언제 수술을 받아야 할까요?
협착증은 치료 초기에 보존적 치료(약물, 주사, 물리치료)로 경과를 지켜보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 수술이 고려됩니다.
- 걷기가 너무 힘들어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
- 다리 통증, 저림, 근력 약화가 심해지는 경우
- 약을 먹어도 증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경우
-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너무 오래 기다리면 수술 시기를 놓쳐, 수술을 해도 회복이 더딘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너무 늦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 수술을 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척추협착증 환자의 운동법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걷기만 하면 허벅지나 다리에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동을 꺼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활동량이 줄어들면 체력 저하와 노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협착증 환자에게도 운동은 필수이며, 다만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운동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럴 때 추천할 만한 운동이 바로 실내 자전거 타기입니다. 자전거를 탈 때는 허리를 약간 구부린 상태가 되는데, 이 자세가 협착증 환자에게는 비교적 편한 자세입니다. 왜냐하면 허리를 숙이면 신경이 덜 눌리게 되어 통증이 줄어드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자전거를 타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실내 자전거를 활용해 안전하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하루 30분씩, 땀이 날 정도로 실내 자전거를 꾸준히 타는 것은 협착증 환자에게 체력 유지와 노화 방지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척추협착증으로 인해 활동이 줄어든 경우라면, 실내 자전거를 통한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단, 처음에는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상태에 맞게 시간과 강도를 약하게 하다가 몸이 적응하는 것을 봐가면서 운동 강도와 양을 서서히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 디스크와 협착증, 알고 보면 분명히 다릅니다
구분 | 디스크 | 협착증 |
원인 | 수핵 탈출 (젤리처럼) | 척추관이 좁아짐 (퇴행성 변화) |
나이대 | 20~40대 | 50~70대 |
경과 | 대부분 수개월 내 회복 가능 | 진행성, 회복 어려움 |
치료 | 약물 + 자세 교정, 드물게 수술 | 초기엔 보존치료, 수술 빈도 높음 |
예방법 | 바른 자세 유지, 무거운 것 허리로 들지 않기 | 퇴행성 변화 예방은 어렵지만 조기 진단이 중요 |
디스크와 협착증은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이 어떤 쪽에 가까운지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특히, 자세만 바르게 유지해도 디스크는 충분히 회복될 수 있으며, 협착증은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수술을 고려해 노화 악순환을 끊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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