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 '체했다'고 하는 사람 참~~~~ 많습니다.
그들이 체했다는 증상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소화불량, 울렁거림, 더부룩함,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소화기 증세 뿐만이 아닙니다.
어지럽다, 한기가 든다, 머리가 아프다 등의 매우 다양한 증상에도 많은 사람들이 체했다는 진단명을 붙여서 옵니다.
그런데 사실 체했다는 병은 특별히 실존하는 한 가지 병이 아닙니다.
사실은 위염, 식중독, 장염, 편두통, 이석증, 감기로 인한 몸살, 맹장염(충수돌기염), 위암, 대장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다양한 질병들인데도 체했다는 자가 진단명을 달고 오는 것입니다.
각각이 전부 다른 병인데 복부의 불편한 증세가 일부 겹치면 모두 체했다는 진단을 붙여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체했다는 진단을 스스로 붙여버리면 때로 심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맹장염에 걸린 경우도 처음에는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전체적으로 아플 수 있습니다. 이때 스스로 체했다는 진단을 붙여버리면 그 후로 소화제를 먹고 기다리는 한 가지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때 염증으로 인한 몸살 증상이 생기면 이것도 체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넘겨버립니다. 맹장염으로 인해 울렁거리면 이것 역시 체한 증세라고 생각하고 계속 기다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충수돌기가 염증이 심해져서 터지게 됩니다. 이제는 내시경으로 수술하고 3일이면 퇴원할 수 있는 것을 배를 다 열고 큰 수술을 하고 일주 이상 입원해야 나을 수 있습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경우가 이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과 비용도 문제지만, 후에 합병증으로 장유착도 오게 되므로 두고 두고 소화불량과 간헐적인 복통, 체중감소, 허약체질로 고생할 수 있게 됩니다.
장염으로 인해 설사가 심한 경우에도 먹은 것이 '아다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소화제를 먹고 기다리기도 합니다. 후에 탈수가 심해져서 병원으로 가면 회복이 더디고 고생만 더 하게 됩니다.
편두통은 또 어떤가요? 두통과 울렁거림 소화불량이 생기면 우리나라 사람의 99%는 체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편두통이 생기면 두통과 함께 위장애가 같이 오게 됩니다.
편두통의 두통과 위장 증세
그러나 일반인들은 편두통으로 인해 소화불량 증상이 생기면 이는 체했기 때문에 두통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소화제를 먹으면서 기다립니다. 열 손가락 열 발가락을 다 따서 검은 피를 내기도 합니다. 손가락 발가락들이 아파서 고생이 심합니다. 그런데 편두통은 3일이면 대부분 저절로 나아지니까 이때 소화제를 먹고 병이 나아진 것이라 생각하니다. 처음부터 편두통약을 복용하였더라면 바로 나았을 것을 체했다고 스스로 진단을 붙인 결과 3일 이상 고생만 더 할 뿐입니다. 이는 의사들이 편두통을 발견하고 알려주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어쨋든 ' 체했다는 병'은 한가지 병이 아니고 그냥 사람들이 잘 모르는 여러 증상들에 모두 체했다는 진단명을 붙여버린 것 뿐입니다. 진단을 잘 못 붙이면 치료도 달라져야 하고, 때로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향후 체했다는 자가 진단은 붙이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굳이 체했다고 하고 싶으면 '위염으로 인해서 소화기능이 좀 떨어진 경우'에 국한해서 붙이면 적당할 것입니다.
* 위의 내용이 유익하고 신뢰가 되신다면 지인들에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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