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문제

간수치가 높다, 혹시 지방간?

최닥의 건강노트 2025. 5. 16. 11:55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 든 순간, “간수치가 높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술도 많이 마시지 않는데, 왜 간에 문제가 생겼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말이 없는 장기’로 불릴 만큼, 실제 손상이 있어도 조용히 진행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간수치(AST, ALT, γ-GTP 등)의 상승은 우리가 간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방치해서는 안 되는 경고 신호입니다.

이 글에서는 간수치 상승의 다양한 원인들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그중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지방간에 대해서도 설명하겠습니다.


간수치란 무엇인가요?

‘간수치’라고 부르는 항목은 주로 혈액검사에서 측정되는 간 효소 수치를 의미합니다. 주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AST (GOT): 간뿐 아니라 근육, 심장 등에도 존재하는 효소
  • ALT (GPT): 간세포에 주로 분포, 간 손상에 더 특이적
  • γ-GTP (감마지티피): 알코올성 손상이나 담도계 이상에서 상승
  • ALP, 빌리루빈: 담즙 흐름 문제, 간 기능 저하와 관련
검사 항목약  어정상 범위 (성인 기준)비고


AST
GOT0 ~ 40 U/L간, 심장, 근육 등에 존재
ALTGPT0 ~ 40 U/L간세포 손상에 민감
γ-GTPγ-GTP 또는 r-GTP
남성: 10 ~ 70 U/L
여성: 10 ~ 45 U/L |
 음주, 담도질환, 지방간, 한약 복용 등에서 상승

 
 
 
 
간수치 상승은 간세포가 손상되어 안에 있던 효소(AST, ALT 등)가 혈액으로 유출된 결과입니다. 이는 간세포가 죽어서 완전히 파괴된 경우일 수도 있고, 세포막이 약해져 일부 효소가 새어 나온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급성 간염이나 약물 독성처럼 세포가 대량으로 괴사하면 수치가 수백에서 1000 이상으로 급격히 오르고, 지방간, 음주, 과식, 한약, 건강보조제, 격한 운동 등으로 인한 경미한 손상에서도 수치가 수백 IU이내로 서서히 상승할 수 있습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단순히 간 질환뿐 아니라 생활습관, 약물, 체중 변화 등도 관련될 수 있습니다.
 

간수치 상승의 다양한 원인들

1. 체중 증가 및 복부비만

최근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체중 증가, 특히 복부비만입니다. 뱃살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내장지방, 간 지방이 함께 늘어난다는 뜻이며, 이는 곧 간세포 내 지방 침착으로 이어져서 지방간이 생깁니다. 간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우 체중이 과거보다 얼마나 증가했는지 꼭 확인해봐야 합니다.

2. 탄수화물 과다 섭취

우리 몸은 과도한 탄수화물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그 일부를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합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간에 쌓여 간수치 상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밤늦게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잠을 자느라 섭취한 당을 활동으로 소비할 수 없어서 밤새 혈당이 높고, 몸에서는 당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지방을 간으로 쌓을 수 있으니 간을 더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3. 알코올 과다 섭취

음주가 간에 해롭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매일 한두 잔 정도는 괜찮다”는 오해도 여전히 많습니다. 그러나 알코올은 소량이라도 매일 반복되면 만성 간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γ-GTP 수치를 증가시키는 대표적 원인입니다. 특히 AST가 ALT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 음주에 의한 간 손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4. 한약 및 건강기능식품

“자연 유래니까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 한약과 보조제 역시 간수치 상승의 흔한 원인입니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한약 유발 간손상, 또는 약물 유발 간손상이라고 하며, 실제 병원에서도 자주 보고됩니다. 감초, 대황, 섬수, 우슬, 천궁 등 일부 생약 성분은 체질에 따라 간의 기능이 약한 경우,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 지방간으로 간에 이미 문제가 좀 있던 경우 등에서 간에 더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밀크시슬, 홍삼, 고단백 보조제 등도 장기적으로 과다 복용 시 간수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5. 당뇨병 및 인슐린 저항성

당뇨가 있는 사람은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즉, 인슐린이 잘 안 듣는 체질이 되는 것) 간의 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간세포 내 지방 축적과 염증이 쉽게 발생합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약 70~80%는 지방간을 동반하고 있으며, 간수치 상승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6. B형·C형 간염

바이러스성 간염은 과거 간수치 상승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B형 간염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간수치가 오르고,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 덕분에 현재는 발생률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간과해서는 안 되는 원인입니다.

7. 운동 부족

간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사용하는 역할을 합니다. 운동량이 부족하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고, 남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이 간에 쌓이기 쉬워집니다. 특히 활동량이 적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간수치 상승 위험이 높습니다.
 

지방간, 증세도 별로 없지만 흔한 원인

이제 본격적으로 지방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간수치가 올라간 사람 중 상당수가 지방간을 진단받습니다. 지방간은 간세포 안에 지방이 5% 이상 축적된 상태를 말하며, 초기에는 단순 지방간 형태이지만, 일부는 염증과 세포 손상이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진행됩니다.

지방간의 단계

  • 단순 지방간: 간세포에 지방만 존재, 염증 없음, 초음파 검사를 하면 우연히 발견됨 → 간수치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
  • 지방간염: 지방간 부위에 유리지방산 등으로 염증과 세포 손상이 생겨서 → 간수치가 확실하게 상승
  • 간 섬유화 및 간경변: 염증이 지속되어 간 조직이 섬유화 되고 간기능 저하
  • 간암: 간경변 이후 암으로 진행 가능

지방간의 원인과 특징

  • 탄수화물 과잉 섭취 :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흰쌀밥, 빵, 면, 과자 등) 과다 섭취, 이런 탄수화물들을 몰아서 한꺼번에 먹을 때 더 심해짐
  • 야간 탄수화물 섭취 : 저녁이나 밤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활동량이 적어 간에 지방으로 더 쉽게 전환됨
  • 복부비만 : 내장지방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
  • 운동 부족 : 간의 대사 효율 감소

 

약 복용만으로 치료가 될까? — 간수치 상승 시 치료 방법

 

 

약보다 더 중요한 건 원인 제거입니다

간수치가 높아졌을 때 많은 분들이 우선 간장약부터 찾지만, 약만으로는 간을 완전히 회복시키기 어렵습니다. 특히 간수치 상승의 원인이 지방간이나 음주 때문이라면, 약은 일시적인 수치 개선에만 도움을 줄 뿐 근본적인 회복은 체중 감량과 음주 조절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지방간은 체중을 줄이고 산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알코올성 간질환 역시 금주 또는 음주 감소 없이는 장기적으로 간 손상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간장약은 보조 치료일 뿐입니다

간장약은 간세포를 보호하거나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에는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ALT, AST 수치는 약 복용 후 안정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수치가 내려갔다고 해서 곧바로 “간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간 구조 자체(지방 축적, 섬유화 등)는 그대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간장약은 원인 치료를 병행할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하며, 약에만 의존하지 않고 생활습관 교정, 식단 조절, 운동, 금주가 함께 이뤄져야 진정한 간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 두세요.

 

지방간은 어떻게 나을까? 체중 5~10%만 줄여도 좋아진다

지방간의 가장 강력한 치료법은 생활습관 개선입니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 현재 체중에서 5%만 감량해도 지방간 자체가 크게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10% 감량하면 염증, 섬유화까지 호전될 수 있습니다.

예: 80kg인 사람이라면 4~8kg만 줄이면 간수치가 정상화될 수 있습니다.

 

간수치가 높다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까?

  1. 복부 초음파 검사
    • 지방간 여부 확인
    • 간종양, 혈관종, 낭종, 간암 등도 함께 확인 가능
  2. 간 섬유화, 간경화 평가
  3. 혈액검사 : B형·C형 간염 검사혈당,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간 기능 지표 포함

 

마무리: 간수치 상승은 간이 보내는 구조 신호

간은 통증이 없기 때문에 이상 신호를 숫자로만 보여줍니다. 다만 지방간이든, 알코올이든, 한약이든 간에 염증이 생기면 몸이 많이 피곤해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므로 몸이 전과 다르게 쉽게 피곤해진다면 간검사를 받아보고, 수치가 상승되었다면 초음파 검사까지 받아서 지방간이나 기타 문제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간수치 상승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조용히 진행되는 간 손상의 ‘신호탄’ 일 수 있습니다. 특히 지방간은 너무 흔해서 가볍게 보이기 쉽지만, 간수치가 상승한 지방간염으로 넘어가면 간경변, 최종적으로 간암까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간수치 상승은 대부분 생활 습관의 교정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