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피부가 까지거나 찢어지는 사고는 자주 발생합니다. 아이가 놀다가 넘어졌거나, 어른이 야외 활동 중 부딪히거나 넘어졌을 때 흔히 생기죠. 그런데 그 상처에 흙이나 먼지가 묻어 있다면 대부분 염증(덧남)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병원에 갈 수 있다면 치료를 받고 항생제를 처방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당장 병원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집에서라도 제대로 처치해야 감염을 막을 수 있습니다.
1. 출혈 멈추기
대부분의 가벼운 상처의 출혈은 자연적으로 멈추지만, 출혈이 심할 경우에는 깨끗한 거즈나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직접 5~10분간 꾹 눌러 지혈해야 합니다. 웬만한 출혈은 제대로 누르고 있기만 하면 다 멎으므로 지혈을 촉진한다는 흰색 가루나 담배 가루를 뿌리는 등의 민간 요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눌러도 지혈이 되지 않거나 피가 솟구치듯이 나오면 큰 동맥이 손상된 것일 수 있으니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2. 깨끗하고 얕은 상처는 자가 치료 가능
칼에 실짝 베이거나 종이에 스쳐서 베일 정도의 상처는 비교적 쉽게 낫습니다. 이런 경우는 균이 소량만 들어갔고, 피가 흐르면서 균을 바깥으로 밀어내기 때문에 일부 남은 균은 몸에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습니다. 상처가 얕고, 피도 거의 나지 않았으며, 벌려보아도 벌어지지 않는 정도라면 지혈 후 상처를 소독한 뒤, 항생제 연고 바르기만 하면 됩니다. 연고를 바르고 밴드로 붙여두어도 됩니다.
단, 한번 치료한 곳을 가능하면 씻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처 부위를 씻으면 수돗물에서 균이 침투해 감염이 약간 생기고, 결국 천천히 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흙이 묻은 상처, 반드시 충분히 씻어야 합니다
피부가 벗겨지고 여기에 흙이나 아스팔트 같은 것이 묻었다면 흙에는 엄청난 양의 세균이 살고 있기 때문에 상처는 거의 대부분 덧납니다. 따라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당장 병원에 갈 수 없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흙과 먼지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식염수로 씼는 것입니다. 그러나 식염수가 없거나,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할 수 있으니 처음 한 번은 수돗물로 씻어도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쳐서 이물질이 들어간 상처가 수돗물보다 수백배나 더 오염된 것이니, 더 심한 오염을 줄이기 위해 덜 오염된 수돗물을 쓰지 못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수돗물로 상처를 씻는 방법은 수압을 이용해서 약간 세게, 지속적으로 떨어뜨리며 오래 씻는 것입니다. 상처를 문질러 가면서 씻으면 더 잘 닦이겠지만 통증 때문에 문지르기 어렵다면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오래 동안 씻는 것만으로도 오염줄질은 상당히 제거가 됩니다. 이렇게 상처에 흙이나 먼지가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상처가 하얗게 불을 정도로 충분히 오래 씻어내야 합니다.
이 좋은 이유는, 상처 부위에서 진물이 나는 것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찬물은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키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서 초기에 다량의 진물이 나오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4. 소독약과 항생제 연고의 올바른 사용법
흙과 먼지를 충분히 제거한 후에는 소독약으로 소독하고 항생제 연고를 발라야 합니다. 만약 흙이나 먼지가 많이 묻어 있는데 이를 제거하지 않고 소독약만 바른다면 이는 것은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소독약을 발라도 상처에서 나오는 진물이 그것을 밀어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 동안 상처에는 소독제가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오염된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려면 사실 하루에 4번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처음 상처가 났을 때에 가능하면 흙과 먼지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리적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면 균의 숫자도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처를 깨끗하게 씻은 이후에 남은 일부 균들은 우리 몸의 면역 기능으로 제압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이물질이 많으면, 웬만큼 자주 치료하고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해도 균을 이기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마치 100만의 반란군을 제압하려 군사를 만 명씩 나눠 보낸다 한들 숫자 차이가 너무 크면 이길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5. 일단 처음에 한 번 치료 후에는 더 이상 물로 씻지 마세요
흙과 먼지를 충분히 제거한 뒤, 항생제 연고를 발라놓았다면 그 이후로는 수돗물로 다시 씻으면 안 됩니다. 수돗물에도 균이 존재하고, 계속 씻으면 새로운 균이 들어와 항생제에 내성 있는 균만 살아남아 감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물이나 고름 같은 것이 흐르면 소독된 거즈로 닦아주거나, 약국에서 구입한 생리 식염수로는 닦을 수 있습니다. 샤워를 해야 할 때에는 방수밴드를 붙이고 상처 부위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6. 상처가 낫는 과정과 감염의 신호
잘 씻고 항생제 연고를 바른 후 상처를 가만히 두거나 일정 간격으로 항생제 연고만 조금씩 덧발라 주면 진물은 점차 줄고 하루 이틀 내에 가피(딱지)가 생깁니다. 가피는 뜯지 않고 잘 보호해 주면 일주 정도 지나서 저절로 탈락됩니다.
백혈구가 상처에 침입한 균과 싸워서 균을 제압하면 상처는 서서히 통증이 호전되고, 빨갛게 부어오르지도 않으며, 빠른 속도로 낫게 됩니다. 그러나 면역세포가 균과 싸워서 승리하지 못하고 균이 이겨 버린다면 상처에는 염증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균은 진물과 조직을 먹고 자라므로 상처가 감염되면 균이 계속 상처의 치유를 막아서 잘 낫지 못하게 됩니다. 반면, 통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 이는 잘 회복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만약 하루, 이틀 지난 후에도 상처를 조금만 건드려도 많이 아프거나, 쉬는 중에도 쿡쿡 쑤시는 자발적인 통증이 생긴다면 이는 염증이 생기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더 늦기 전에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항생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7. 상처를 무엇으로 덮는 것이 좋을까?
요즘은 다양한 드레싱 재료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중 흔히 쓰이는 것이 바로 ‘메디폼'같은 폼 드레싱으로 제품입니다. ‘메디폼’은 상품명이지만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이 이름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이런 재질은 상처 부위의 진물을 흡수해서 덧나는 것을 막아줍니다. 진물이 고여 있으면 '고인 물이 썩듯이' 그곳에서 균이 자라기 쉬운데, 메디폼은 진물을 빨아들이므로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두꺼운 메디폼은 흡수력이 좋으니 초기에 진물이 많이 날 때 사용하고, 이후에는 미용상 얇은 메디폼으로 바꾸어도 됩니다. 처음부터 얇은 제품을 사용할 때에는 자주 갈아주는 방식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인 권장 교체 주기는 초기에는하루2~3회 치료하고, 3일 정도 지나서 통증이 적으면 하루에 1~2회 치료해도 됩니다. 메디폼 종류는 또한 상처를 마르지 않게 해서 치유를 촉진하고, 통증을 줄여 주고, 드레싱 교체할 때 자극이 적어서 좋습니다. 큰 재질은 가위로 상처보다 두세 배 크게 잘라서 붙이면 됩니다.
8. 드레싱 교체 시 주의사항
치료 후 드레싱을 교체할 때는, 가능하면 완전히 소독된 솜이나 거즈로 상처부터 닦고, 주변은 나중에 닦아야 합니다. 상처 주변을 닦을 것으로 다시 상처를 닦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하면 상처 주변 피부에서 묻은 균이 상처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물이 나는 상처에 메디폼 종류를 갈아붙일 때에는 붙이는 안쪽 면이 손에 닿아서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붙일 곳을 만진다면 손에서 균이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깨끗한 상처는 메디폼 등으로 덮지 않고 그냥 연고만 여러번 발라도 됩니다.
9. 병원에 꼭 내원해야 할 상처
동물이나 사람에게 물린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입 속에는 세균이 매우 많고, 특히 물리는 상처 부위로 깊숙히 균이 들어갔으므로 대부분 상처가 덧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집에서 치료하지 말고 가능하면 꼭 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고, 가능하면 파상풍 응급처치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녹슨 못에 찔리면 파상풍에 걸릴 것을 염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못은 새 못이나 녹슨 못이나 모두 깊이 찔리면 파상풍에 걸릴 수 있으니 깊이 찔린 경우는 꼭 병원에 가야 합니다.
찢어진 상처가 깊어서 피가 많이 나며, 벌렸을 때 속살이 보이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봉합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상처는 굳이 물로 씻지 않아도 됩니다. 수돗물에서 균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지혈만 하고 병원으로 바로 가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찰과상 상처를 아무리 씻어도 아스팔트 같은 이물질이 여전히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염증이 진행된 후에는 치료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찰과상이 매우 깊어 보이면 역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깊은 상처는 잘 씻어도 대부분 덧나게 되니 항생제를 꼭 처방받아야 합니다.
요약
피부가 까지거나 찢어졌을 때는 초기 세척과 이물질 제거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후에는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드레싱을 통해 외부 균의 침투를 막으며,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빠른 회복의 지름길입니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흉터 없이 회복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