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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는 자녀, 게임 중독 :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최닥의 건강노트 2025. 7.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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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성장의 관문, '게임'이라는 고민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모가 가장 자주 그리고 깊이 고민하게 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게임’입니다. 특히 만 10세 전후부터 시작해서 중고등학교 시기, 나아가 대학 입시를 치르고 직장을 잡기 전까지, 대부분의 아이들은 게임에 점점 더 큰 관심을 갖고 몰입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아이가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가진 특성상, 아이들이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더 이상 단순한 오락이 아닙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게임은 사회적 연결을 이루는 수단, 즉각적인 성취감을 경험하는 무대, 그리고 현실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는 탈출구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복합적인 기능을 지닌 게임은 아이들에게 강한 끌림을 제공하고, 동시에 부모에게는 통제와 이해 사이에서의 갈등을 안겨줍니다.

결국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충돌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갈등을 단순한 싸움이나 훈육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오히려 이 시기에 부모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건강하게 자율성을 기르며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통제 불가능한 중독 상태로 빠질 것인지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게임에 빠지는 아이들의 심리와 그 이면을 깊이 이해하고, 게임 과다와 중독을 구분하며, 특히 남자아이들의 특성과 현실을 반영한 지혜로운 접근 방안을 살펴보려 합니다.

 

 

아이들은 왜 게임에 빠지는가?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게임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걱정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게임에 몰두하는 이유와 배경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게임에 끌리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면서도 상당히 현실적입니다.

  1. 무료함과 대체할 만한 재미의 부재
    아이들은 시간이 많습니다. 특히 학원을 다녀오고도 남는 시간, 또는 쉬는 날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현실 속 활동 중에서는 게임만큼 즉각적인 재미를 주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책 읽기, 운동, 공부는 모두 노력에 비해 보상이 늦고 어렵습니다. 반면, 게임은 버튼 몇 개만 누르면 바로 환호성과 보상이 쏟아집니다.
  2. 공부는 어렵고 결과가 두렵지만, 게임은 실패해도 괜찮다
    현실에서 무언가를 잘못하면 혼나거나 비난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못한 결과도 오래 남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실패를 반복해도 다시 시작하면 되고, 비난도 없습니다. 오히려 실패 속에서 더 좋은 전략을 익히고, 스스로의 성취욕을 채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죠. 이처럼 실패가 부담되지 않고 성취가 가까운 곳에 있는 구조는 아이들을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3. 사회적 소속감과 소통의 장
    사람은 본래 혼자 살아가기 어렵고, 특히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정체성과 자존감을 느낍니다. 오늘날 친구들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게임’입니다. 게임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면 친구 관계에서 소외되기 쉽고, 어쩌면 왕따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단지 게임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게임을 통해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들과 온라인에 모여 게임을 함께 하며 대화하고 교류하는 것 역시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이는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다른 과정들과 동일한 성격을 가집니다. 함께 목표를 달성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웃고 떠드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유대감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깊이 연결되는 이 순간들은 아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선사합니다. 
  4. 정서적 고통을 줄이기 위한 도피 수단
    마음이 괴로울 때 그 감정에만 몰입하면 고통이 더 커지는 법입니다. 게임은 잠시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됩니다. 실제로 스트레스, 우울, 불안, 압박감 등을 느낄 때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많고, 이때의 해방감을 경험한 아이는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다시 게임을 찾게 됩니다. 마치 평소 술을 좋아하던 성인들이 속상하면 술을 더 찾는 것과 비슷한 과정입니다.이렇게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잊어가는 것이 반복되면 점차 감정 조절을 위해 게임을 사용하는 패턴이 자리잡게 되고, 결국 게임 의존이 형성됩니다. 
  5. 공부와 게임은 배출력과 흡인력에서 경쟁이 안 된다
    공부는 어렵고, 끝이 안 보이며, 실수를 하면 성적 하락이나 부모의 꾸중을 받는 등 여러가지 힘든 과정이 따릅니다. 반면 게임은 누구든지 시작할 수 있고, 조금만 노력하면 성취가 쌓이며, 실패해도 다시 하면 됩니다. 아이 앞에 책과 게임기가 나란히 있다면, 손은 자연스레 게임으로 향합니다. 공부는 밀어내는 힘이 강하고, 게임은 엄청나게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이 강한 흡인력을 아이 스스로 조절하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부모의 무리한 기대일지도 모릅니다.

 

게임 과다와 게임 중독,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많은 부모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고 걱정하지만, 아이가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중독’ 상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이 두 개념은 엄연히 다르며, 개입과 지도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게임 과다

단순히 게임을 장시간 즐기는 상태입니다. 시험이 끝난 후, 방학 기간 등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누구든지 게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현실 기능이 유지되고, 조절 능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취미의 일환으로 과도하게 몰입한 것이지, 병리적인 중독은 아닙니다.

 게임 중독

이 경우는 뇌의 보상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자기 조절력이 손상되고, 게임 외의 삶이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학업 성적 급락, 친구와의 소통 중단, 수면 부족을 겪으면서 계속 게임하기, 가족과의 갈등이 심해도 점점 더 많이 게임하기, 신체 건강이 악화될 정도로 계속 게임하기 등 일상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게임장애’로 분류하며, 다음의 3가지 기준이 12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진단을 고려합니다.

  1. 게임에 대한 조절 불가
  2. 게임이 일상보다 우선시됨
  3.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계속 게임을 함

이처럼 중요한 구분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아이의 게임 사용에 대해 과잉 반응하지 않고 적절한 지도와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의 게임 성향에 대한 이해

현실적으로 보면, 게임에 더 많이 빠지는 아이들은 대체로 남학생들입니다.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이 게임을 선호하고, 더 오래 몰입하며, 충동적으로 반복하는 경향이 더 강합니다. 이는 단지 환경의 차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문화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경쟁, 도전, 위험 감수와 관련된 행동을 촉진합니다.
  • 게임은 레벨업, 전투, 전략 싸움 등에서 끊임없는 경쟁과 성취감을 제공하는 구조이기에, 남자아이들에게 특히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게다가 남자아이들은 충동 조절력이 미성숙한 경우가 많고, 사회적 압박을 받으면 더 반항적으로 반응하며, 원하는 것을 고집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 현재 게임 산업 자체도 남성을 주 타깃으로 하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남자아이들은 게임에 빠질 위험 요인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공부에서 뒤처지는 남학생들,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충동 조절이 어렵고, 게임과 같은 즉각적인 자극을 주는 활동에 더 쉽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학업처럼 긴 집중력과 자기조절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연히 남학생들은 공부보다 게임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이는 학업 성취의 격차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전통적으로 남학생들이 강세를 보였던 고등교육이나 전문직 진출에서조차 이제는 여학생들이 더 높은 성적과 경쟁력을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단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교육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습니다. 여학생들은 자기통제와 장기 목표 지향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남학생들은 게임 등 대체 활동에 몰입하면서 점점 더 학업에서 밀려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단순히 아이의 태만이나 부모의 통제로만 바라보면 갈등만 심화되고 해결책은 멀어집니다. 오히려 부모가 먼저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아이의 성향과 환경을 받아들이며 지혜로운 관점으로 접근할 때, 자녀를 제대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왜 공부를 안 하냐"는 질책보다, "왜 게임만 하려고 할까?"로 이해와 공감의 질문이 더 먼저 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1. 미리 포기하기

부모는 아이의 게임 몰입 과정을 단순한 문제 행동으로 보기보다, 성장기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하나의 과도기적이고 필연적일 수 있는 현상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이 언젠가는 올 것임을 미리 예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받아들이는 것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갑자기 부딪혀 충격 속에서 막아보려다 실패한 뒤 마지못해 수용하는 것은 부모의 정서적 스트레스 양상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그러므로 '나의 자녀는 결국 게임을 엄청나게 많이 할 것이라'는 기본적으로 포기하는 마음부터 깔고 자녀의 성장을 맞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예측하고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는 불필요한 싸움이나 감정 소모를 줄일 수 있고, 아이를 과도하게 억압하려는 시도도 줄어들기 때문에 자녀와의 관계가 비교적 평온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아이 역시 자신이 일방적으로 통제당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어느 정도 이해받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므로, 반항심과 방어심이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부모가 먼저 너그럽고 현실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자녀의 감정이나 게임 충동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셈입니다.

 

2. 인생 경로를 이해하기: 부모의 현실 인식

아이들이 자라며 게임에 빠지는 시기는 대부분 10세 전후부터 시작됩니다. 13세 경에는 중학교 입학과 함께 신체적, 정서적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정체성과 독립성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게 됩니다. 이때 쯤 부터는 게임을 절제시키려는 부모의 통제에 심하게 반항하며 불만을 품기 시작합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입시 압박이 커져 일부 학생은 자율적으로 게임을 줄이기도 하지만, 학업에 큰 흥미가 없는 경우엔 오히려 공부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학업 강도가 분산되고 자유시간이 많아지면서, 방학이나 공강 시간의 대부분을 게임에 소비하는 경우가 흔해집니다. 아르바이트나 특별한 활동이 없는 한 게임 외에 시간을 보낼 마땅한 대체재가 없기 때문입니다.

군 복무 시기에는 휴가나 주말 외출 시 대부분의 시간이 자유 시간이며, 이때에 책을 읽거나 미래를 준비하는 활동을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친구들과 놀고, 게임을 하며 여가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접어들면 직장 생활의 현실적인 압박, 즉 상사의 질책, 동료와의 경쟁, 사회적 책임 등이 점차 무게를 더하며, 게임의 흥미가 줄고 현실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혹은 "게임만 하다 보니 해놓은 게 없구나"라는 회의감이 들면서 스스로 줄이게 되기도 합니다.

결국, 게임은 일정 시기가 지나고 현실적 책임과 동기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는 활동입니다. 부모가 이 인생의 흐름을 이해하고,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으며, 아이가 스스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태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3. 게임보다 더 하고 싶어하는 습관 찾아주기

현실적인 수용이 중요하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모는 아이가 게임 이외에도 몰입할 수 있는 즐거운 활동을 찾도록 도와야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자녀의 자기조절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독서 습관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사고력, 집중력, 자기 성찰력, 상상력까지 기를 수 있는 활동이며, 이러한 능력은 결국 게임을 절제할 수 있는 인지적 기반이 됩니다.

성공한 많은 인물들, 예컨대 에이브러햄 링컨, 빌 게이츠, 마리 퀴리, 앤드류 카네기, 오프라 윈프리,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은 모두 어린 시절 책을 통해 세상을 배웠고, 그것이 삶을 바꾸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증언합니다. 아이가 이런 전기나 인물 이야기를 통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내적 동기를 갖게 된다면, 자발적으로 독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책 읽기는 게임처럼 즉각적 보상을 주지 않기에 초반에는 진입 장벽이 높지만, 한 번 몰입하게 되면 더 깊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취욕이 높은 아이는 책을 통해 더 큰 성취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되면, 게임보다 독서를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입니다. 부모가 먼저 책을 읽고, 흥미로운 책을 추천하고,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직접 소리 내어 재미있게 읽어주거나, 짧은 문단이라도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이 독서 흥미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집안 곳곳에 책이 눈에 띄는 환경을 만들고, 도서관이나 서점을 자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즐거운 대체 활동 찾아보기

게임보다 더 재미있고, 성취욕을 만족시킬 수 있는 활동을 소개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핵심은 아이가 스스로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것입니다.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고 스스로 선택한 활동이어야 지속됩니다.

초등학생 시기에는 다양한 활동을 시켜보며 아이의 흥미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 악기 연주. 연습할수록 실력이 눈에 보이게 늘고, 가족이나 친척 앞에서 연주하면 박수받으며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마술, 요리, 베이킹.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보여줄 수 있어서, 결과물을 보고 모두가 놀라워하거나 맛있다고 해주면 뿌듯함이 큽니다.
  • 레고·창작 조립. 설명서 없이도 내 방식대로 만들 수 있고, 멋지게 완성된 걸 보여주면 “이건 진짜 대단하다”는 말을 들으면 계속해서 이걸 하고 싶은 욕구가 들 수 있습니다.
  • 클라이밍·태권도·체조 같은 스포츠. 처음엔 어렵던 동작이 어느 날 쉽게 되면 몸으로 느끼는 성취감이 크고, 주변에서도 칭찬해줍니다.
  • 체스·바둑·전략 게임. 머리를 써서 어른과 대결해 이기면 존중받는 느낌이 들고, 실력이 늘수록 자신감도 함께 자라납니다.
  • 영상 편집·유튜브 제작. 짧은 영상 하나만 잘 만들어도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댓글이나 조회수가 늘어나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 그림·웹툰·디지털 드로잉. 그림이 점점 잘 그려지면 가족들이 칭찬해주고, SNS에 올리면 친구들 반응으로 자신감이 자랍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공통적으로 "연습량이 실력으로 직결되고, 결과물이 시각적으로 보이며, 주변의 인정과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에서 느끼던 성취욕을 현실에서 건강하게 대체할 수 있는 길입니다.

 

야외 활동도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

또한 부모는 아이와 함께 야외 활동을 자주 시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캠핑, 수영장, 스케이트장, 등산, 자전거, 농촌 체험 등은 게임에서 벗어나 몸을 움직이고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훌륭한 대체 활동입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아이의 기호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활동을 강제로 시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하지만 아이가 흥미 있어 하는 활동을 함께 경험하고 공감하면, 자연스럽게 게임 외의 즐거움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부모는 그걸 ‘찾아주고’, ‘함께 하고’, ‘계속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이해를 구하기

아이와 사이가 좋다면 부모는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부모의 고통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이 부모에게 큰 고통이 된다는 것을 자녀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너무 길지 않게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고통이 되는 이유는, 자녀가 게임만 하다가 공부를 못하고 무지한 노동자 처럼 될 것이 염려되고, 게임만 하느라 정상적인 성장을 못해서 멋진 성인이 되지 못할 것이 염려가 되고, 많은 시간을 너무 노는 데에만 낭비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되고, 고민하지 않으려 해도 게임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걱정이 많이 되고, 이 걱정을 중단할 수 없다는 부모의 고민을 자녀들에게 솔직히 털어놓고 이해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게임, 현명한 부모의 지혜가 필요할 때

사실 아이는 게임을 하면서도 부모의 눈치를 봅니다. 부모가 싫어한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게임을 멈추기는 어렵습니다. 그 안에서 너무나 많은 만족감을 얻기 때문일 것입니다. 게임은 그들에게 유일하게 ‘잘할 수 있는 세계’이고, ‘자신이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자녀의 게임 시간 조절은 단순히 규칙을 강요하는 것을 넘어, 부모와 자녀 관계의 질에 달려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게임을 조절하고 싶은 마음의 바탕에는 부모에 대한 사랑과 존중, 그리고 부모의 뜻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아야 합니다. 

성경에도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나의 계명을 지킬 것이라(요한복음 14장 15절)"는 말씀이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와의 관계가 좋고  부모를 사랑한다면, 자신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한 부모가 불쌍한 마음이 든다면 자녀들은 게임을 더 조절해서 부모를 안심시키려는 욕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자녀가 게임을 조절하게 되는 큰 동기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자녀는 게임을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삼아 더욱 몰입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결국 게임 중독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신호입니다.

 

강압 대신 유연한 협의: 자율성 존중이 핵심

자녀가 나이가 들수록 게임 시간 조절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게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자신의 계획을 직접 세워 부모에게 전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규칙보다, 아이가 자신의 생활 리듬과 욕구를 고려해 게임 시간과 방법을 스스로 계획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넓은 범위 안에서 충분한 재량권을 주는 것입니다. "오늘은 몇 시간 할래?", "나는 네가 숙제 다 끝내고 나서 하면 좋겠는데, 어떻게 할래?"처럼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아이는 자신이 정한 규칙을 지키려 노력하게 됩니다. 정해진 시간을 초과했을 때도 "그럼 내일은 그만큼 줄일까?"와 같이 아이가 동의하는 범위 내에서 조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무조건적인 명령이나 "꺼!" 같은 강압적인 태도는 오히려 반발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 단위의 엄격한 규제보다는 일주일 총량을 정해 유연하게 조절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주 총 몇 시간까지 가능해", "주중에는 줄이고 주말에 몰아서 할 수도 있어"와 같이 아이 스스로 시간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이는 기다림과 인내심을 배우는 기회가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정한 시간을 넘겨서 게임할 때에도 약속을 못 지킨다고 압박을 하기 보다는 "다음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더 노력해 보자" 하고 너그럽게 넘어가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압박할 수록 더 안 좋은 결과가 나니 어쩌겠습니까?

 

부모와 자녀 관계: 게임 중독증 예방의 초석

아이의 게임 과몰입이 심해지면, 부모는 처음엔 걱정하다가 결국 화를 내게 됩니다. “그만해라!”, “이제는 끄자!”, “컴퓨터 코드를 뽑아버릴 거야!” 이런 말들이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를 방해하는 존재로 느끼게 됩니다. 반복되는 싸움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이제는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부모의 말을 들어야 하겠다는 동기마저도 소멸되어 버립니다.

 

 

부모에 대한 반발심과 스트레스는 자녀가 현실에서 벗어나 게임에 더욱 의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게임은 즉각적인 만족감과 성취감을 제공하며, 정서적 고통을 잠시 잊게 하는 도피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게임 문제는 게임만의 문제가 아닌, 부모와 자녀 관계의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게임 성향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너무 심한 갈등을 피하며, 자녀와의 좋은 관계를 돈독히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자녀들의 욕구를 과도하게 꺽어서 좌절하게 하지 않으며, 자신의 분노 또한 조절해 가며 지혜롭게 협의점을 찾아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결국 게임 중독증이 걸렸다면

아이가 단순히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중독증에 걸렸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게임 중독증은 더 이상의 통제력을 상실하여 학업, 사회생활, 건강 등 삶의 중요한 영역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악화와 폭압적인 규제는 자녀를 게임 중독증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자녀가 게임 중독증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그리고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어 부모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 따뜻하고 신뢰하는 관계 형성: 자녀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며,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를 믿고 의지할 때 자녀는 스스로 게임 사용을 조절하려는 동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비폭력적이고 이성적인 소통: 강압적인 지시나 분노 섞인 잔소리 대신, 차분하게 대화하며 자녀의 게임 몰입 이유를 함께 탐색해야 합니다. 규칙을 정할 때도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 긍정적인 대체 활동 제공: 게임 외에 자녀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함께 찾아보고 경험하게 해주세요.
  • 가족들의 사랑과 행복: 가족들이 외식, 산책, 운동, 행사장 방문 등 최대한 즐겁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게임 중독자는 가족과의 행복했던 시간을 되찾고 싶어서라도 자신의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 전문가의 도움 요청: 자녀의 게임 사용 문제가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면, 아동 심리 전문가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을 주저하지 마세요. 객관적인 진단과 상담은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 중독증은 단순히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 관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부모의 따뜻한 이해와 지지, 그리고 현명한 대처가 자녀를 게임 중독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고 건강한 성장을 돕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게임에 빠진 아이, 마지막 대책은 ‘포기 아닌 기다림’

 

그렇다고 해서 게임을 완전히 방치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를 내 뜻대로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내려놓아야 합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제한하고 소리치기보다, 먼저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기대를 버린 듯 보이지만, 사실은 더 깊이 기다리는 것입니다. 아이가 게임 외에 다른 무언가를 조금이라도 잘하면 바로 칭찬하고 지지해 주세요. 잘하는 것이 하나 생기면, 그 길로 조금씩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을 함께해 보는 것도 아이를 이해하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함께 설치해보고, 아이템을 구경하며 감탄해주고, “이건 너라서 할 수 있는 일이구나”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는 그 속에서 인정받고 사랑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결국 자녀가 부모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언젠가 부모가 원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해보려고 할 것입니다. 아이도 부모가 무엇을 바라는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내면의 더 강한 욕구와 싸우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게임을 줄이게 하는 마지막 대책은 “통제”가 아니라 관계 회복이고, “금지”가 아니라 기다림과 공감입니다. 나의 인내와 기도와 지혜로움이 있다면 자녀는 결국 돌아올 것입니다. 사랑은 결국, 아이의 마음을 다시 부모에게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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