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성 감염병 중 가장 흔한 것이 ‘감기’입니다. 우리는 겨울철이면 누구나 한 번쯤 코막힘, 콧물, 기침, 인후통 등 감기 증상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감기와 구분되는 독감, 코로나19 등을 경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감기와 독감, 코로나는 정말 서로 다른 병일까요? 아니면 하나의 흐름 속에 있는 같은 계열의 감염병일까요?
감기, 독감, 코로나 – 다 같은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감기는 특정한 하나의 병명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상기도 감염 증상의 집합을 말합니다. 감기는 일반적으로 코, 목, 상부 기관지 등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때 발생하며,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기존 계열), 아데노바이러스, RSV, 파라인플루엔자 등 100종이 넘는 바이러스가 감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기라고 하면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가벼운 상기도 감염'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따로 분리해서 부르는 이름이고, 코로나19는 SARS-CoV-2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두 질환 모두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증상이 더 심하고 중증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별도의 질병 코드가 부여되고, 백신과 치료제가 따로 개발된 것입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독감도, 코로나도 감기의 한 갈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 질환 모두 바이러스가 상기도를 공격해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고, 전염성이 있으며, 많은 경우 자연 회복되는 병입니다. 따라서 증상만 놓고 보면 이들 모두 감기의 ‘범주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이제는 거의 감기 수준?
초기 코로나19는 폐렴, 호흡부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전 세계적인 공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바이러스의 변이도 중증도가 낮은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현재는 일반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이후로는 65세 미만의 일반인들 사이에서 “감기인 줄 알았다가 우연히 검사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례가 흔하며, 의원급 진료 현장에서도 코로나 감염자와 일반 감기 환자의 구분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기침, 인후통, 콧물, 근육통, 발열 등 거의 모든 증상이 서로 겹치기 때문에, 증세만으로는 코로나인지 감기인지 판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더욱이 기존 코로나바이러스(229E, OC43 등)는 예전부터 일반 감기의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코로나19도 이 계열에 속하며, 다만 SARS-CoV-2가 신종이었고 초기에는 치명률이 높았던 탓에 세계적 위협으로 떠올랐던 것입니다. 결국, 이 바이러스의 '신종성'과 '중증도'가 문제였던 것이지, 감염 경로나 증상의 양상 자체는 일반 감기와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인구가 백신 접종 또는 자연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한 상태이며, 이러한 면역 덕분에 코로나19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기 수준의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증세만으로는 코로나와 일반 감기의 구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다수인 만큼, 신종 코로나도 감기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충분히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점점 ‘감기’로 인식
최근 의원 진료 현장에서는 증상이 꽤 심한 환자도 검사상 코로나나 독감이 아닌 경우가 많고, 반대로 증상이 아주 가벼운 환자가 검사 결과 독감 또는 코로나 양성으로 나오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는 증상의 중증도와 원인 바이러스 간의 상관관계가 예전처럼 일정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즉, 코로나라고 반드시 심하고, 감기라고 반드시 가볍다는 공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점점 더 많은 임상의들이 “증상이 감기와 같다면, 그것이 코로나든 독감이든, 일반 감기 바이러스든 치료의 접근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물론 행정적인 질병 구분(진단서 발급, 보험 청구, 전염병 관리, 약 처방 기준 등)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임상적인 판단에서는 경계가 희미해서 의사들은 독감이나 코로나나 모두 일반 감기와 같은 약을 처방합니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자나 고위험군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
독감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은 65세 이상 고령자나 당뇨병, 심장병, 만성폐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이러한 고위험군에게는 원인 바이러스를 파악하고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코로나19 감염일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를, 독감일 경우에는 타미플루를 빠르게 처방받아야 증상 악화와 합병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독감은 신속항원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대부분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쉽게 진단 후 약을 처방할 수 있고, 약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반면 코로나 치료제는 아직까지 수십만 원에 달하는 고가 의약품이며, 그동안은 정부에서 전량을 구매해 무료로 제공해왔습니다. 이제는 점차 민간으로 공급체계가 이관되고 있으며, 고위험군에 한해서는 여전히 무료이거나 낮은 비용으로 제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론: 코로나와 독감은 감기의 넓은 범주에 속하지만, 특별히 관리해야 할 감기 종류
그러므로 결론은 아래와 같이 생각하면 됩니다.
"감기라는 큰 범주 속에서, 독감과 코로나는 특히 주의하고 관리해야 할 감기 종류다."
이 세 질환은 약 70% 이상 증상이 겹치며, 감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 중 일부는 독감일 수 있고, 또 다른 일부는 코로나일 수 있으며, 나머지는 단순한 바이러스 감염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병명이 아니라 현재 증상이 얼마나 심한가, 환자가 고위험군에 해당하는가, 그리고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시점인가입니다.
특히 독감 바이러스나 코로나 바이러스나에 돌연변이가 심하게 일어나면 다시 이전과 같이 독성이 강한 병으로 돌변할 수 있으니, 이때는 또 다시 특별리 따로 구분해서 진단하고 치료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이 도움이 되신다면 티스토리 앱을 설치하고, 구독을 눌러서 지속적으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스토어 -> 티스토리앱 다운로드 -> '최닥라운지' -> 블로그-> 구독버튼'을 통해 매일 업데이트되는 의학 지식을 얻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