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질환, 관상동맥 질환이라는 병은 심장의 혈관에 생기는 병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 근육이 피를 공급받지 못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같은 병이 생깁니다.
"관상동맥"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심장은 피를 온몸으로 짜내는 강력한 펌프이지만, 심장 근육 자체도 피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이때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입니다. 심장이 수축하여 피를 전신으로 내보낼 때, 그 피 중 일부는 다시 심장 표면을 따라 돌아서 심장 근육 속으로 흐릅니다. 이 혈관이 마치 왕관처럼 심장을 감싸고 있어서 ‘관상’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즉, 심장은 피를 짜내는 기관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근육에도 따로 피를 보내야 하는 기관인 것입니다. 만약 이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장 근육이 피를 공급받지 못해 통증(협심증)이 오거나 일부 심장 근육이 죽는 심근경색이 생깁니다.

협심증의 증상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피가 잠시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쉬면 사라지지만, 경고 신호로 반드시 주의해야 합니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조만간 심근경색증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슴 통증: 가슴 한가운데가 쥐어짜듯 아프거나 답답합니다.
- 압박감: “가슴을 돌로 눌러놓은 듯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 왼쪽 팔, 어깨, 턱, 목으로 번지는 통증
- 호흡곤란: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이 납니다.
- 식은땀, 어지럼증, 구역질: 심장이 제 역할을 못해 산소가 부족할 때 생깁니다.
- 짧은 통증 시간: 통증은 3~5분 정도 지속되면 저절로 낫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장 혈관이 부분적으로 막히면 협심증이 생기며, 이 상태를 방치하면 혈관이 점점 더 좁아져 결국 심근경색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협심증은 아직 혈관이 완전히 막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때 치료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됩니다.
심근경색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혈관 벽에 쌓여 있던 '동맥경화성 플라크(지방 덩어리)'가 갑자기 터지면서, 그 위에 혈전(피떡)이 형성되어 급성으로 혈관을 막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협심증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약물치료, 식습관 조절, 금연,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관이 더 좁아지는 것을 막고,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심근경색증의 위험성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의 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근육의 일부가 죽는 병입니다. 이때 혈관이 막혀서 피가 전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심장 기능이 순식간에 떨어집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사망률이 약 30~40%, 병원에 도착해도 초기 사망률이 5~10% 정도에 이르는 매우 위험한 질환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하면 그 중에 대부분이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막힌 부위가 큰 혈관일수록 심장의 넓은 범위가 영향을 받아 피를 제대로 짜낼 수 없게 되고, 살아 남아도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심부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심부전이 생기면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피로해지는 상태가 됩니다. 심장 근육의 일부가 죽으면 다시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그 후로는 평생 약을 복용하고, 활동에도 제한이 생깁니다.

혈관 중에서 특히 '심혈관 질환'이 더 문제가 되는 이유
우리 몸의 혈관은 뇌, 팔, 다리 등 전신에 퍼져 있으며, 대부분은 한 부위가 막히더라도 주변의 다른 혈관들이 피를 우회 공급하여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팔다리 혈관이 막히면 측부혈관이 대신 피를 공급해 손상이 제한적이며, 뇌혈관이 막혀도 부위가 작거나 중요하지 않은 혈관이면 증상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혈관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며, 비교적 생명에 대한 직접적 위험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심장은 전신에 피를 짜내는 ‘펌프’ 역할을 하므로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심장의 혈관인 관상동맥이 막히면, 그 부위의 심근이 즉시 피 공급을 받지 못해 기능이 떨어집니다. 문제는 심장이 단 한 곳이라도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면 전체 박동 리듬이 흐트러져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멈추면 단 몇 초 만에도 전신의 혈류가 차단되어 생명이 위태로워집니다.
또한 심장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생명 유지의 중심입니다. 일시적으로라도 산소와 영양 공급이 끊기면 심근세포가 괴사하면서 심근경색이 생기고, 심장 박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은 팔이나 다리, 뇌혈관 질환보다 훨씬 급격하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부위보다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심장은 단 한순간의 손상도 허용하지 않는 기관이므로, 관상동맥 건강을 지키는 것이 곧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치료와 관리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즉시 관상동맥 상태를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보여주는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막힌 부위를 찾아 금속 파이프(스텐트)를 삽입해야 합니다. 혈관이 더 좁아지지 못하도록 강제로 넓여주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심근경색 넓이를 조금이라도 줄이거나, 경색의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시술 후에는 혈전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항혈소판제, 항응고제를 수년간 복용해야 하며, 혈관이 또다시 지 않도록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이미 한 번 막힌 혈관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곧 최선의 치료입니다.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과 예방
심혈관 질환은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라, 생활습관이 오랜 기간 쌓여서 생깁니다.
다음은 주요 원인과 예방 방법입니다.
- 탄수화물 과다 섭취
흰쌀, 빵, 설탕, 단 음료 등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복부 비만을 유발합니다. → 통곡물, 채소, 단백질 중심 식사로 바꾸세요. - 복부 비만
뱃살은 단순한 지방이 아니라 ‘염증 공장’입니다. 내장지방이 많을수록 혈관에 염증이 생겨 동맥경화를 일으킵니다. - 운동 부족
걷기,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혈류가 원활해지고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낮아집니다. - 흡연과 음주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과음은 혈압과 중성지방을 높입니다. -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은 혈압과 혈당을 올리고, 수면 부족은 심장의 회복력을 떨어뜨립니다. - 정기 검진의 중요성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복부둘레를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체크하고 질병이 발견되면 열심히 조절해야 합니다.

마무리
심혈관 질환은 한 번 생기면 되돌릴 수 없고, 치료 후에도 평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식습관과 운동을 조절하고 비만과 스트레스를 줄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병입니다. 심장은 매일 10만 번 이상 쉬지 않고 뛰는 기관입니다.
그 심장이 무너지면, 생명도 함께 위태로워집니다.지금 이 순간부터 ‘심장을 아끼는 생활’이 바로 생명을 지키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