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손가락 저림, 무엇 때문일까? 어떻게 대처할까?

최닥의 건강노트 2025. 8. 28. 18:06
반응형
SMALL

손가락이 찌릿하거나, 저리거나, 둔한 느낌이 들 때 ‘너무 열심히 살아서 그래’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손가락이나 손목을 반복적으로 많이 쓰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는 '정중신경 증후군(손목터널 증후군)'과 척골관 증후군 등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1. 손가락 저림의 가장 흔한 원인들

손가락 저림은 크게 신경이 눌리는 압박성 신경병증 때문에 발생합니다. 우리의 몸은 정교한 신경망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느 한 곳이라도 압박을 받으면 저림이나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1) 손목터널 증후군 (정중신경 증후군)

이름 그대로 손목에 있는 '터널'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리는 질환입니다.

 
횡인대 아래에 좁은 터널에서 신경이 마찰에 의해서 염증이 오게 됨
 
 

손목 안쪽에는 수근관이라는 좁은 통로가 있는데, 이곳으로 정중신경과 9개의 힘줄이 지나갑니다. 주방에서 칼질이나 채소 다듬기, 공장에서 반복적으로 손목 작업을 하면 등 집중적으로 손가락, 손목 관절을 많이 사용하면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좁은 터널 안에서 힘줄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하는데, 이때 주변을 지나는 신경이 마찰로 염증이 생기고 부어오르는 것입니다. 이 붓기가 신경을 압박하면서 저림이 시작되는 거죠.

 

특징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저리는 부위: 엄지,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의 절반(손바닥 쪽 기준)이 주로 저립니다.

손목터널증후군에서 보라색 부위가 저린 부위임

  • 동반 증상: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놓치거나, 젓가락질이나 단추 잠그기 같은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집니다.
  •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져서 특징적으로 자다가 손목을 터는 일이 자주생깁니다. 이로 인해 잠을 설칠 수 있습니다. 

(2) 척골관 증후군

손목터널 증후군과 함께 흔한 질환으로, 팔꿈치를 많이 쓰는 경우에 발생하기 쉽습니다.

 
팜꿈치 내측에서 신경이 뼈 아래를 지나가는 곳에 지속적 압박이 척골관증후군의 원인임
 

팔꿈치 안쪽에는 '척골관(큐비탈 터널)'이라는 통로가 있고, 이곳을 통해 척골신경이 지나갑니다. 팔꿈치를 오래 구부린 채로 있거나, 딱딱한 곳에 팔꿈치를 대고 있는 습관이 있다면 이 터널이 좁아지면서 척골신경이 압박을 받게 됩니다. 흔히 ‘팔꿈치 내측을 쳤을 때 갑자기 찌릿한 전기 충격’을 느꼈던 경험이 있으실 텐데, 그 신경이 바로 척골신경입니다. 척골관증후군은 한쪽 팔을 굽히고 있는 동작, 대표적으로 한 손으로만 스마트폰을 잡고 팔꿈치를 굽힌 자세로 오래 동안 유지하는 경우 가장 흔히 발생합니다. 또한 바로 누워 자는 중 손을 복부에 얹고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자는 경우 신경이 바닥에 눌리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징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저리는 부위: 약지의 절반과 새끼손가락 전체가 저립니다.

척골관 증후군이 오면 45번 손가락만 저립니다

  • 동반 증상: 손가락의 힘이 약해지고, 증상이 심해지면 손바닥의 작은 근육들이 위축되어 손바다이 움푹 패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3) 목 디스크 (경추 추간판 탈출증)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와 목에서 팔로 이어지는 신경을 누르는 경우입니다. 목을 뒤로 젖힐 때 팔 전체나 손가락 끝까지 저린 증상이 나타나거나, 목과 어깨가 뻣뻣하고 아픈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손목이나 팔꿈치 문제가 아닌데도 손가락이 저리다면 목 디스크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4) 흉곽출구 증후군

어깨 주변의 좁은 공간(쇄골 아래쪽)에서 신경과 혈관이 눌려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어깨를 앞으로 웅크리는 자세를 오래 취할 때 생기기 쉽습니다. 팔 전체가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며, 심한 경우 혈액순환 문제로 손이 차갑고 파랗게 변하기도 합니다. 주로 밤에 '만세 자세'처럼 팔을 올리고 자거나, 무거운 것을 들고 난 후에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2. 증상별 대처 방법 및 단계별 치료 과정

손가락 저림은 초기 단계에 잘 관리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생활 습관 교정 (초기 단계)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단계입니다. 손목과 팔꿈치의 과도한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 일중단 혹은 천천히 일하기: 원인되는 반복 동작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을 해야 한다면 천천히 다른 일과 번갈아가면서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휴식: 증상이 느껴지면 잠시 작업을 멈추고 손과 팔에 휴식을 주세요. 
  • 자세 교정: 손가락이나 손목이 굽혀지는 일은 최대한 어깨나 팔꿈치 관절만 움직이도록 작업을 약간 변형해서 할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 작업시 손목이 불편하다면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거나, 다른 형식의 마우스를 사용해보든 등으로 변형을 시도해봅니다. 누워서 한쪽 손으로 스마트폰을 잡고 오래 보는 자세를 하지 않습니다. 
  • 보조기 착용: 특히 밤에 무의식적으로 손목을 꺾는 것을 막아주는 손목 보조기(스프린트)를 하고 자면 수면 중의 저림을 크게 줄어들도 낫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 원인되는 반복 동작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을 해야 한다면 천천히 다른 일과 번갈아가면서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보존적 치료 (중등도 단계)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약물치료: 염증을 가라앉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 신경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 물리치료: 온찜질, 초음파 치료, 전기 자극 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주사 치료: 손목터널증후군에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를 수근관 내에 직접 주입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기를 빼서 신경 압박을 줄입니다. 이 주사는 효과가 빠르지만, 영구적이지 않고 반복해서 너무 자주 맞으면 힘줄이 약해지고 피부가 얇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을 앓고 계신 경우에는 혈당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결정해야 합니다.

(3) 수술적 치료 (심각 단계)

약물이나 주사 치료로도 호전이 없거나, 이미 근육 위축(손이 마름)이나 감각이 완전시 소실되는 증세가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 수술 원리: 수술은 간단하게 말해, 손목터널의 천장을 이루는 가로손목인대를 잘라 신경이 지나가는 장소를 여유롭게 해주는 것입니다. 
  • 수술 방법: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 개방 수술: 손목 터널 부위를 바로 절개해서 손목 터널을 좁제 하는 인대를 자르는 방법입니다. 신경 손상 위험이 적고 확실하지만, 회복 기간이 비교적 길 수 있습니다. 비용은 적게 들지만, 손목을 바로 절개했으므로 손목의 인대가 힘을 얻은 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일은 한달 정도 지나서 해야 합니다.

 

수술은 인대르 잘라 주어서 통로를 넓혀주는 것입니다

  • 내시경 수술: 손목이 아닌 팔의 중간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 인대를 자르는 방법입니다. 수술이 어려워서 잘 훈련된 의사가 내시경을 이용해서 해야 하므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빨라서 며칠 후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예후: 대부분의 경우 수술 후 저림 증상이 크게 호전됩니다. 그러나 이미 신경 손상이 오래되어 근위축까지 진행된 경우는 근육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 방치하면 생기는 회복이 어려운 변화들

하던 일을 중단할 수 없어서 일을 지속하면서 오래 방치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 저림과 둔한 느낌만 있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음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감각 소실: 처음에는 저림이 심하다가 점점 감각이 둔해지고, 결국에는 아예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신경이 죽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근력 약화: 엄지손가락 근육이 약해져 물건을 잡는 힘이 없어지고, 젓가락질이나 펜을 잡는 등 세밀한 손동작이 힘들어집니다.
  • 근위축: 손바닥 엄지 아래의 도톰한 부분이 눈에 띄게 움푹 패이는 ‘근육 마름’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단계까지 진행되면 수술을 해도 근육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우리 몸은 기계가 아닙니다.

열심히 일을 해도 몸이 잘 받쳐주면 좋겠지만, 우리 몸은 무한대로 힘든 일들을 견뎌내지 못합니다. 기계라면 부품을 갈아끼우면 되겠지만 우리는 기관이나 조직을 갈아끼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힘든 일을 하다가 일하는 부분에 통증이나 뻣뻣함, 저림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병원에 내원하여 현재의 불편함이 과도한 업무로 인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망가지기 전에 대체 동작을 찾아내거나 일을 중단하거나, 일의 양을 확실히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너무 늦은 후에는 과거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손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적절한 휴식과 대안을 마련하는 것. 그것이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반응형
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