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피로부터 신경의 경고까지, 발이 보내는 신호 읽는 법
발바닥이 자주 화끈거리고, 특히 밤에는 더 심해져서 잠을 설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낮에는 괜찮다가 누워서 쉬려는 순간, 마치 발에 열이 차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좀 많이 서 있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발의 화끈거림은 단순한 피로 신호일 수도 있고, 신경계 이상을 알리는 초기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발이 화끈거리는 원인,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를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낮에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은 뒤 발이 뜨거운 경우
가장 흔한 상황입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거나 많이 걸은 날, 밤에 발이 화끈거리는 이유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 혈액과 체액의 정체
중력의 영향으로 발 쪽에 혈액과 림프액이 몰리면, 발바닥 조직이 붓고 내부 압력이 올라가면서 열감이 생깁니다. 실제로 만져보면 발이 따뜻하거나 약간 붓어 있는 듯 합니다.

발바닥은 체중을 지탱하며 하루 종일 혹사당합니다. 낮 동안 생긴 미세 손상과 염증 반응이, 밤에 휴식 상태가 되면서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이 경우의 우리 몸의 발이 약간씩 받은 손상에서 회복하려는 좋은 목적으로 염증반응이 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화끈거림을 가라앉히려 발을 너무 ‘차게 하는 것’은 회복에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 잠들기 전 다리를 심장보다 약간 높게 올리고 15~20분 휴식
- 발목을 앞뒤로 움직이는 가벼운 펌프 운동
- 손가락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발바닥 마사지
- 따뜻한 물이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족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염증반응을 촉진시켜 잘 회복되게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 따뜻한 물의 족욕이 고통스럽다면 시원한 물이나, 찬 것을 댈 수 있습니다.
-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안됩니다. 얼음 마사지 후 반동성으로 피부가 더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이 정도만으로도 열감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발이 뜨겁다고 하는데 만져보면 온도가 더 차거나 정상인 경우
여기서부터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본인은 뜨겁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차갑거나 평범한 온도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염증보다는 신경의 문제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 신경의 이상
디스크, 당뇨병을 5년 이상 앓느라 신경이 많이 손상된 경우, 만성적인 음주로 알콜에 의한 신경 손상, 비타민 B12 결핍이나 노화 등으로 말초신경이 손상된 경우 등에서는 실제 온도는 정상적인데도 뇌에 신경 전달이 잘못 되어 뇌가 ‘타는 듯한 통증’으로 잘못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신경의 착감각입니다.
▸ 특징적인 단서
- 밤에 더 심해진다
- 양쪽 발이 비슷하게 화끈거린다
- 찬 곳에 있어도 “뜨겁다”고 느낀다
-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리는 듯한 느낌이 동반된다
- 발의 저림, 따끔거림, 발의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 감각의 둔화 등 다른 신경 증세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도 발이 뜨겁다고 얼음팩을 직접 대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3. 발이 차가운데도 화끈거리는 ‘역설적 작열감’
임상에서 의외로 자주 보는 양상입니다.
발은 차갑고 혈색도 좋지 않은데, 본인은 견디기 힘들 만큼 뜨겁다고 호소합니다.
이는
- 발에 피가 잘 안 통해서 혈액순환 저하로 인한 허혈성 신경 자극
- 자율신경 이상으로 인한 감각 왜곡
때문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만져보니 안 뜨거운데 왜 그래?”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4. 약이 잘 듣는다면, 무엇을 의미할까?
많이 고통스럽다면 신경과·신경외과 등에 방문해서 가바펜틴, 프레가발린(리리카 계열)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 약물을 처방받아서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약들이 화끈거림을 뚜렷하게 줄여준다면, 이는 증상의 원인이 염증이나 근육보다는 신경 쪽에 가까울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약이 잘 듣는다고 해서 원인이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약은 신경의 과도한 신호를 눌러주는 역할을 할 뿐,
- 신경을 누르고 있는 척추 문제
- 진행 중인 당뇨성 신경 손상
- 영양 결핍이나 전신 질환
같은 근본 원인을 대신 치료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혈당을 더 잘 조절하고, 디스크나
5. 이런 경우엔 정밀 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 겹친다면, 단순 관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 증상이 점점 심해지거나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
- 발 화끈거림과 함께 감각 저하, 힘 빠짐, 균형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
- 약을 끊으면 바로 재발하는 경우
이때는 신경과에 내원하여 신경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 척추 영상 검사 등을 통해
신경이 어느 지점에서 어떤 이유로 영향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발이 화끈거린다고 해서 모두 같은 원인은 아닙니다.
- 낮에 많이 서서 일하고, 발도 실제로 뜨겁다 → 다리 올리고 휴식, 마사지, 과도한 냉찜질은 불필요, 자고 나면 회복됨
- 온도는 정상인데 화끈거림 → 신경의 착감각 가능성 -> 많이 불편하면 신경과 가서 약 복용 시도
- 차가운데 뜨거운 느낌 → 신경·혈관 문제 신호 -> 신경과 가서 검사와 약 복용 시도
- 신경통 약에 반응이 좋다 → 신경통 약에 잘 듣는다는 것은 신경통이란 뜻↑, 점차 심해지면 정밀 검사 고려
발은 몸 상태를 가장 먼저 드러내는 부위 중 하나입니다.
화끈거림이 반복된다면 “나이 탓, 피로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한 번쯤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