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매일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질환입니다. 관절이 이미 약해져 있기 때문에, 평소 무심코 하는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무릎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은 무릎에 계속해서 미세한 상처를 쌓는 '누적 손상'의 주범이 되기 쉽습니다.
이 글은 무릎 관절염이 있는 분들이 집안일을 하면서도 관절을 최대한 보호하고, 통증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1. 무릎을 가장 아프게 하는 움직임: '몸 비틀기'
무릎 관절염 환자분들이 몸을 돌리거나 방향을 바꾸는 동작을 주의해야 합니다.
왜 '비틀기'가 무릎에 해로울까요?
우리 무릎은 사실 앞뒤로 굽혔다 폈다 하는 움직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평지를 걸을 때처럼 발이 앞뒤로 움직이고 몸무게가 아래로 실리는 '똑바른 충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적당한 걷기 운동이 관절액을 순환시켜 오히려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무릎을 옆으로 '돌리거나 비트는 힘'이 가해질 때 발생합니다.
- 관절의 취약점: 무릎 관절 속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물렁뼈(연골)와 도가니처럼 생긴 반월상 연골판이 있습니다. 이 구조물들은 옆에서 밀거나 비트는 힘에는 견디는 힘이 매우 약합니다.
- 연골 손상 가속: 이미 관절염으로 인해 물렁뼈가 닳고 약해진 상태에서는, 몸을 비트는 순간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마찰력'과 '끌리는 힘'이 남아있는 연골을 빠르게 긁어내고 손상을 가속화합니다. 마치 약해진 고무를 비틀어 찢는 것과 같습니다.
집안일을 할 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일, 예를 들어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기를 밀고, 세탁물을 들고 다니고, 식탁에서 싱크대로 왔다 갔다 하는 등, 대부분의 잡인 일들은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뒤도 돌아서는 동작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비틀기 동작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발생합니다.
이런 몸의 회전 동작의 부담은 대부분 고관절의 유동성으로 해결합니다. 예를 들어 몸을 우측으로 회전하려면 먼저 우측 고관절을 70~90도 정도 우측으로 틀어서 우측 발을 딛고, 다음에 좌측 발이 그 옆으로 따라 딛습니다. 다음에 똑같이 우측 고관절을 70~90도 틀어서 바닥을 딛고 다시 좌측 발로 그 옆을 딛는 식으로 이렇게 두 세번 하면 몸을 180도 회전해서 완전히 돌아설 수 있습니다. 이때 몸을 회전시키는 동작은 대개 고관절이 맡아서 하지만 무릎관절과 발목 관절도 약간씩 뒤틀리면서 이 동작을 도와주게 됩니다.
몸이 회전할 때 무릎이 받는 회전력은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한 두번 회전하는 것은 큰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집안일을 할 때, 특히 청소하고 물건을 정리할 때는 계속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몸을 수십 번 이상 회전하는 동작이 이어집니다. 무릎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는 아무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무릎에 관절 손상이 있는 사람은 이 회전하는 동작이 누적되면 결국 무릎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릎이 아프거나, 관절염 진단을 받은 사람은 가능하면 집안일을 제한해서 해야 합니다. 집안일을 해도 양을 줄이거나, 한번에 조금씩 나누어서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반면에 마트를 다녀오기나, 산책 같이 앞으로 걷기만 하는 동작은 비교적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트에서도 살 물건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보다는 한번에 다 물건을 걷어와서 계산해야 하는 제한점도 있기는 합니다.

'비틀기'를 막는 가장 현명한 요령: 여러 걸음으로 나누어 걷기
집안 일을 하거나, 때로 이리 저리 방향을 바꾸는 동작을 많이 해야 때는 가능하면 한 번에 몸을 돌리려고 하지 마세요. 마치 로봇이 움직이듯, 발을 여러 번 떼어 각도를 조금씩, 조금씩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 급하게 돌지 마세요: 90도 또는 180도 회전이 필요할 때, 발 하나를 축으로 삼고 몸 전체를 한 번에 돌리는 동작은 무릎에 치명적입니다.
- 작은 걸음으로 분산: 방향을 바꾸려면 목표 방향을 향해 발을 여러 번 나누어서 틀어 딛도록 노력해보세요.. 예를 들어, 180도를 돌아야 한다면 두세 걸음이 아니라, 최소한 네다섯 걸음 이상으로 잘게 나누어 회전해야 합니다. 물론 이 회전법은 매우 불편하고 남들이 보기에도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습관들일 수 있다면 이는 무릎희 손상을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2. '조금씩 자주'의 지혜: 누적 손상을 막는 활동 관리
무릎 관절염 관리는 한 번의 '큰 실수'도 문제지만, 매일 반복되는 '작은 손상'이 쌓이는 '누적 손상'이 더 문제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집안일의 양과 빈도를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활동을 잘게 쪼개어 무릎 피로를 막으세요
설거지나 청소처럼 서서 하는 일은 무릎 관절에 계속 압력을 가합니다. 통증은 활동 직후보다 몇 시간 뒤 또는 다음 날 아침에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설거지 나누기: 설거지감을 많이 모아 놓고 20~30분 동안 한 번에 몰아서 서서 닦는 것은 무릎에 큰 무리가 됩니다. 식사 때마다 나누어서 5분 이내로 짧게 처리하세요. 잠깐 서서 일을 하고 의자에 앉아 쉬는 패턴을 반복하면 무릎의 압박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듭니다.
- 청소 구역 분산: 주말에 온 집안 청소를 하루에 끝내려 하지 마세요. 요일별로 청소할 구역(예: 월요일은 거실, 화요일은 안방)을 나누어 매일 짧게 작업하고 충분히 쉬는 것이 무릎 관절염 관리의 기본입니다.
3. 무릎을 아끼는 환경 조성 및 도구 사용
집안 환경과 도구를 조금만 바꾸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1) '앉아서 움직이는' 생활 습관
바퀴 달린 의자의 활용: 거실에서 이동하고 회전할 때 자신의 발로 걷지 말고, 바퀴달린 의자에 앉아서 발로 바닥을 밀어 이동하면 무릎에 하중을 가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청소나 정리 작업을 할 때 무릎을 비틀지 않고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단, 의자의 바퀴가 부드럽고 잘 굴러야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바퀴달린 의자를 이용해서 이곳 저곳 밀고 다니면서 집안 일을 하면 무릎 손상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릎의 근력도 강화되는 효과가 있어서 이중으로 도움이 됩니다, 단 의자의 바퀴가 부드럽게 회전해서 불필요한 다른 힘을 가하지 않아도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바퀴가 잘 안 굴러가고 불편하면 허리가 아프거나 다른 부위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설거지도 가능하면 앉아서: 싱크대나 작업대 앞에서 오래 서서 일할 때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달린 의자(스툴)에 앉아서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 앉아서 작업: 채소 다듬기, 요리, 옷 개기, 식기 정리 등 가능한 집안들은 가능하면 식탁이나 테이블에 앉아서 처리하세요.
(2) 보조 도구 사용
- 긴 손잡이 도구: 바닥 청소를 위해 몸을 숙이거나 쪼그려 앉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손잡이가 긴 청소 솔, 집게 등을 사용하세요.
- 편안한 신발: 집 안에서도 바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푹신한 실내화를 신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주세요.
4. 활동 후 관찰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무릎이 어떤 활동에 가장 힘들어하는지' 스스로 관찰하는 것입니다.
- 자기 관찰: 집안일을 끝낸 후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아침에 무릎 통증이나 뻣뻣함이 평소보다 심해졌다면, 그것은 무릎이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어떤 활동이 회전을 많이 일으켰는지,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했는지, 서서 일하게 했는지 등을 찾아내서 해당 활동의 방식이나 시간, 횟수를 반드시 조절해야 합니다.
무릎 관절염을 관리하는 것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통증을 참기보다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무릎 관절이 받는 부담을 지속적으로 낮추는 '지속 가능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5. 무릎 수술이 능사는 아닙니다
- 무릎의 통증이나 뻣뻣함, 기타 불편함이 더 심해지면 결국 무릎 연골을 인공관절로 대치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이 인공관절 금속도 15~20년 후에는 모두 닳아서 재수술을 받아야 하므로, 이를 고려하면 무릎이 많이 아프다고 무조건 수술을 받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55세 경에 무릎이 아파서 인공관절 대치술을 받는다면 75세 경에는 금속이 많이 닳아서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이 연령에는 무릎 수술을 받는 것이 전신 건강상 많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러므로 첫 수술 한번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본인의 무릎 연골을 최대한 잘 관리하다가 60세 넘어서 수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릎 관절염 진단을 받은 사람도 연골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최대한 잘 관리하는 것은 수술을 받지 않거나, 수술 시기를 적당한 시점까지 늦추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