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을 앞두고 전, 만두, 부침개 등 전통 음식을 준비하는 가정에서 밀가루는 핵심적인 식재료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밀가루가 수입 농산물의 특성상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잔류물을 함유할 수 잇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이제 우리는 '우리밀'이라는 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선택함으로써 건강과 국가 식량 안보를 동시에 지킬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주요 국제 연구기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입 밀의 잠재적 위험을 분석하고, 국내산 '우리밀' 소비가 왜 현명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인지 심도 있게 다룹니다.
1. 글리포세이트, 무엇이 문제인가? (국제 연구기관의 상반된 평가)
글리포세이트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제초제로, 콩 재배를 비롯해 다양한 곡물 재배 과정에서 활용됩니다. 특히 유전자 변형(GMO) 콩은 글리포세이트에 저항성을 갖도록 개발되어, 농부가 밭 전체에 제초제를 마음껏 살포해도 콩은 살아남고 잡초만 제거됩니다. 이렇게 하면 풀을 제거하기 위한 비용을 많이 줄이고 콩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확 후 콩에 글리포세이트가 잔류할 수 있어 인체 건강과 환경에 잠재적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꾸준히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리포세이트는 밀, 보리, 귀리 등을 죽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농부들은 이를 수확 전 ‘건조 촉진제’로도 사용됩니다. 농부들은 곡물이 자연스럽게 마르기를 기다리지 않고, 수확 7~14일 전에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를 살포해 식물을 인위적으로 고사시켜 밭에 있는 상태로 건조를 유도합니다. 이는 수확 일정을 앞당기고 곡물의 건조 상태를 균일하게 맞추어 효율을 높이며, 습한 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곰팡이 발생을 줄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제초제 성분이 곡물 껍질에 직접 묻거나 식물 조직을 통해 알맹이 속까지 침투해 잔류 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위험이 따릅니다. 실제로 국제암연구소(IARC)는 글리포세이트를 ‘발암 추정 물질(2A군)’로 분류했으며, 장기간·다량 섭취 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1. 발암성 논란: IARC와 규제 기관의 상반된 결론
글리포세이트의 안전성에 대한 논쟁은 주요 국제 연구기관들의 상반된 평가에서 비롯됩니다.
- 국제암연구소(IARC)의 경고 :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2015년에 글리포세이트를 '인체 발암 추정 물질2A군으로 분류했습니다. 이는 농업 종사자 대상의 연구에서 비호지킨 임파선암의 발병 위험 증가와 글리포세이트가 관련있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동물 실험에서 충분한 증거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글리포세이트 제초제에 노출된 환자들이 제조업체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 미국 EPA 및 유럽 EFSA의 '낮은 위험' 평가: 반면,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유럽 식품안전청(EFSA)은 일반적인 사용 조건과 적절한 잔류 허용 기준치 내에서는 글리포세이트가 소비자에게 발암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들 기관은 IARC가 평가한 '위험성(잠재적 가능성)'보다는 '위해성(실제 노출 환경에서)'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1.2. 식품 내 광범위한 잔류물 검출 연구
여러 연구에서 글리포세이트 잔류물이 다양한 식품에서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곡물 및 가공식품 잔류: 캐나다 식품검사청 및 환경 워킹 그룹 등의 연구에서 밀, 귀리, 옥수수 기반 제품 등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광범위하게 검출되었습니다. 특히 캐나다에서는 피자, 밀가루, 크래커 등 밀 기반 제품의 80~90%에서 글리포세이트 오염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 만성 질환 관련 연구: 멕시코의 CONAHCYT에서 준비한 과학 분석 보고서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와 글리포세이트 잔류물 섭취가 멕시코인의 건강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러 역학 연구는 글리포세이트 노출이 간 및 신장 손상, 생식 문제, 장내 세균총 및 암 등 다양한 건강 영향과 연관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비록 규제 기관이 정한 잔류 허용치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만성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저농도 노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합니다. 특히 인체에 무해하다고 여겨지는 낮은 농도에서도 생물학적 악영향과 관련된 농도를 초과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2. 우리밀: 안전하고 건강한 대안
이러한 잠재적인 건강 우려에 맞서, 우리밀은 확실하고 안전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 농법의 차이: 우리밀은 수입 밀처럼 수확 전 건조 목적으로 글리포세이트 기반 제초제를 살포하는 농법(프리하베스트)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 생육 기간: 국내 밀은 주로 6월 이전에 수확을 완료하는데, 이는 해충 및 병충해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이기 때문에 다른 작물에 비해 농약 사용량이 현저히 적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잔류 농약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밀은 명절 밥상을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3. 경제적 현실과 합리적인 소비 관점
일반적으로 우리밀은 대량 수입되는 밀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싼 편입니다. 그러나 밀가루 소비 패턴을 현실적으로 고려하면 이 차이는 충분히 감수할 만합니다.
- 밀가루 소비의 비중: 한국인의 식탁에서 밀가루는 쌀처럼 주식으로 대량 소비되지 않습니다. 특히 명절 음식을 만들 때나 가정에서 소량 사용할 때는, 전체 식비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습니다.
- 건강과 안전에 대한 투자: 소비량이 적으므로 경제적인 부담도 안 되는데 우리밀을 포기하고 안전에 문제가 의심되는 수입 밀가루를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4. 우리밀 소비는 식량 자급율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우리밀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선 건강입니다. 수입 밀보다 잔류 농약 우려가 적어서 신뢰감이 크지요. 그런데 이런 소비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농가에서도 우리밀 재배를 확대할 유인이 생깁니다. 결국 소비와 생산이 선순환을 이루면서, 지금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밀 자급률도 조금씩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결론적으로, 명절을 맞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면, 글리포세이트 우려가 적은 우리밀로 전과 튀김, 부침개 등을 만들어 먹는 선택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잠재적 발암성 위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안전 방패' 역할도 되고, 우리니라의 식량 안보를 위해서도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