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두통을 매우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통의 원인과 양상은 다양하지만, 내가 겪고 있는 두통이 단순히 약만 먹으면 되는 상황인지, 아니면 병원에 가야 할 질환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두통의 원인부터, 꼭 기억해야 할 위험한 두통의 경고 신호까지,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식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신경성’ 두통이라 불리는 가장 흔한 두통, 긴장성 두통
우리가 흔히 ‘신경성 두통’이라고 부르는 이 두통은 의학적으로는 긴장성 두통이라고 합니다. 이 두통은 뇌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피로, 혹은 잘못된 자세 때문에 두부와 목의 근육이 잔뜩 뭉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긴장성 두통의 원인과 양상은?
- 일상적 요인: 심한 스트레스, 충분하지 못한 수면,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으로 인한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 오랜 시간 불편한 자세로 앉아있기, 수분 섭취 부족 등 다양한 생활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 통증의 특징: 통증은 주로 머리 전체를 띠로 꽉 조이는 듯한 둔하고 무거운 느낌이 듭니다. 한쪽만 아프기보다는 양쪽 머리 전체가 뻐근하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죠. 보통 통증의 강도가 매우 심하지는 않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편입니다.
- 대처 방법: 이런 두통은 일반적으로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일반적인 진통제에 잘 반응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약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목을 가볍게 마사지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2. 속이 울렁거리고 빛이 싫어질 때, 편두통
긴장성 두통과 달리, 편두통은 그야말로 온몸이 힘들고 괴로운 두통입니다. 이름은 '편두통'이지만, 사실 한쪽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양쪽 머리가 모두 아픈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단순히 두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에 다양한 증세가 나타나는 병으로서 흔히 '체했다'는 생각하는 병입니다. 편두통을 의심해봐야 할 결정적인 신호는 바로 '구역감, 소화불량 증세'와 '예민함'입니다.
편두통의 원인과 양상은?
- 원인 : 편두통은 유전적 소인과 여성호르몬 변동을 바탕으로 '삼차신경계–혈관계'가 과민해지고 특성 신경 전달물질이 분비되며 생깁니다. 여러가지 생활의 변화가 방아쇠로 작용합니다. 한마디로 체질 + 트리거가 겹칠 때 발작이 발생·악화됩니다.
- 일상적 요인: 편두통은 유전적 요인이 크며,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아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스트레스, 수면의 불규칙한 변화, 불규칙한 식사, 특정 음식(치즈, 초콜릿, 포도주, MSG 등), 월경, 강렬한 냄새나 빛, 수면 변화, 탈수, 카페인 과다/중단, 소음, 기압·날씨 변화, 혈관확장제 등 삶의 다양한 변화가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낮잠을 늘 자다가 안 잤다거나, 같은 시간에 커피를 늘 마시다가 안 마셨다거나, 커피를 안 마시다가 마셨다거나 하는 등 흔한 변화에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여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통증의 특징: 심장이 뛰는 것처럼 머리가 욱신거리거나 쿵쿵 울리는 듯한 박동성 통증이 주로 한쪽에서 나타납니다. 특히, 통증이 시작될 때 속이 울렁거려 소화가 안 되거나 체한 듯한 느낌이 동반되는 것이 아주 흔하며, 사람에 따라서 눈 앞에 불꽃 같은 것이 번쩍이기도 하고, 시야가 일부 부분이 안 보이거나 뒤틀려 보이는 등의 전조 증상도 흔한 편입니다. 울렁거림이 심해서 식사나 약물 복용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빛이나 소리, 냄새에 극도로 예민해져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혼자 쉬고 싶어지는 것도 편두통의 특징입니다. 보통 3일 정도 지나면 증세가 저절로 낫는 경향이 있으니 손가락을 따고, 머리를 싸매고 누워있는 등 다양한 나름대로의 처방을 하다가 나아지면 자신의 대처 방법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편두통의 특효약을 복용하거나 3일 이상 시간이 자나야 호전되는 편입니다.
- 대처 방법: 일반적인 두통약으로는 잘 가라앉지 않는 편입니다. 진통소염제와 두통약을 함께 복용하는 등으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나, 병원에서 편두통 전용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병원에서도 신경과 의사가 아니거나, 증세가 애매한 경우 편두통을 찾아내지 못하고 두통약과 위장약만 처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편두통 약은 전조 증상이 오면서 두통이 시작하는 초기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좋은 편이며, 늦게 복용할수록 약이 잘 안 들을 수 있습니다.
3. 드물지만 기억해야 할 위험한 두통의 경고 신호
대부분의 두통은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처럼 약을 복용하고 나아서 지나가면 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두통이 심각한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의 경고 신호들은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① 뇌종양성 두통 : 아침에 유독 심해지고 점점 악화될 때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다행히 매우 드뭅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겪는 두통이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아침 두통: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특이하게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가장 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강도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밤에 누워 있는 동안 뇌압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 통증의 정도: 자다가 아파서 깰 정도이거나, 밤에 아파서 잠을 못 잤다거나, 두통 약이 안 듣는다거나, 평생 겪어보지 못한 두통이라 할 정도로 두통이 심할 수 있습니다.
- 점진적 악화: 통증의 강도나 빈도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처음에는 약하게 시작했지만, 몇 주나 몇 달에 걸쳐 약에도 잘 듣지 않고 통증이 점점 더 강해진다면 반드시 나쁜 병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동반 증상: 뇌 종양이 커지거나 중요한 신경을 건드리면 눈의 어느 부분이 잘 안 보이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는 마비 증상, 발음이 이상해짐, 평소와 다른 성격 변화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드물게 구역질과 갑작스러운 분출성 구토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② 뇌출혈: ‘벼락 맞은 듯’ 갑자기 시작되는 최악의 두통
뇌출혈, 특히 지주막하출혈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입니다. 이로 인한 두통은 앞서 말한 긴장성이나 편두통과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 원인 : 뇌혈관 중에서 약한 부분이 부풀어 올라서 터지기 전 풍선처럼 되는 경우를 뇌동맥류라 합니다. 이 동맥류가 혈압 상승이나 알 수 없는 원인으로 갑자기 터지면 지주막하 출혈이 되면서 갑작스런 두통이 오는 것입니다.
- 갑작스러운 시작: ‘서서히 몇십 분, 몇 시간에 걸쳐’ 두통이 심해지는 것이 아니라, ‘벼락 맞은 듯, 망치로 맞은 듯’ 갑자기, 그리고 순식간에 시작되는 두통이 옵니다. 혈관이 터지면서 주변으로 퍼져 나가면서 발생한 통증입니다. 이 두통은 때로 너무 극심해서 평생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을 정도로 매우 강렬한 통증입니다. 이런 통증이 오면 아무 위급한 경우일 수 있으니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 뇌출혈 대 재앙을 미리 예방하기 : 평소 MRA를 찍거나, 혹은 뇌의 MRI를 찍을 일이 있는 경우 MRA도 같이 찍어달라 부탁해서 이미 존재하는 뇌동맥류가 있는지 알아봅니다. 동맥류의 증상이 있거나, 크기가 12 mm이상 되거나, 점차 커지거나 또는 성장 소견, 고위험 위치(후순환·PCOM)·불규칙 모양, 가족력/과거 SAH·흡연·고혈압 등이 있으면 수술·혈관내 시술을 권합니다.
반대로 무증상·작음(<7 mm)·앞순환·고령이면 보통 정기 영상추적으로 경과관찰합니다.
③ 뇌수막염: 열과 함께 두통이 동반될 때
뇌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발생합니다.
- 구분이 쉬운 특징: 두통과 함께 고열이 동반되고, 목이 뻣뻣해지거나 빛을 보기 힘들어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적인 두통과 구분이 비교적 쉽습니다.
④ 뇌척수액 이상 및 군발두통 (드문 경우)
- 뇌척수액 이상: 누워있을 때는 괜찮다가 서면 심해지는 두통이라면 뇌척수액이 부족한 '저뇌척수압 두통'일 수 있고, 반대로 박동성 이명이나 일시적인 시야 흐림이 동반되면 두개내압이 높아진 '두개내압 항진'일 수 있어 전문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 군발두통: 극심한 통증이 한쪽 눈 주위에 몰려오고, 같은 쪽에서 눈물과 콧물이 흐르는 등 특정 증상들이 일정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반복된다면, 드물지만 매우 고통스러운 '군발두통'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꼭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는?
병원에 즉시 가야 할 때를 다시 한번 요약해 드릴게요.
- 갑자기 수 초, 수 분 내에 악화된, 평생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두통일 때.
- 두통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자다가 깼어나는 경우.
- 두통과 함께 팔다리 마비, 언어 장애, 시야 이상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때.
- 두통과 함께 고열, 목 뻣뻣함이 나타날 때.
- 두통의 강도나 빈도가 점점 더 심해지는 추세일 때.
- 처음에는 약이 잘 듣다가 점점 더 안 듣는 진행성인 경우
이런 경우가 아니라, 단순히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라면 두통약을 복용하고, 휴식과 수분 보충,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이완시켜 보세요. 그래도 계속해서 두통이 반복되거나 양상이 변한다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신경과나 신경외과 등을 내원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