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걱정한다면, ‘생각을 쓰는 습관’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의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빠르게 약해지고, 반복해서 사용하면 분명히 강해집니다. 근력운동이나 육체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근육이 강하고 몸집이 크지만, 앉아서 일하고 운동을 거의 안하는 사람은 근육이 왜소하고 힘을 못 쓰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원리는 뇌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뇌 역시 가만히 두면 기능이 점점 떨어지지만, 의도적으로 계속 사용하면 기능을 유지하기도 쉽고, 어느 정도까지는 뇌 기능을 더 올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뇌를 최소한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질환이 아닙니다. 수년,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서 기억을 꺼내는 능력, 계산하고 판단하는 능력, 주의를 유지하는 능력을 사용할 일이 적어지면서 서서히 진행된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러한 기능들을 의도적으로 계속 사용하도록 만든다면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분명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입니다.

뇌 훈련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임상 근거
첫째,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인지훈련 연구에서는 계산, 기억, 추론 훈련을 꾸준히 시행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10년 이상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유의하게 느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째, 단순히 정보를 보는 학습보다 기억을 꺼내는 회상 중심 훈련이 해마 기능 유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반복 보고되었습니다.
셋째, 동물 이름이나 음식 이름처럼 범주 단어를 말하는 언어 훈련은 치매 전단계(MCI)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넷째, 걷기와 계산 또는 기억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 과제 훈련은 단독 훈련보다 집중력과 집행기능 개선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다섯째, 하루 10~15분 정도의 짧은 인지 훈련이라도 꾸준히 시행할 경우 기억력과 사고 처리 속도를 유지하는 데 의미 있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훈련들이 모두 특별한 기계나 비용이 드는 도구 없이도 가능했다는 사실입니다.
TV만 보는 습관,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자주 깜박깜박하는 것 같아서 걱정된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걱정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다 적극적으로 뇌를 사용하도록 환경을 바꾸는 것입니다.
특히 TV 시청은 여러 시각·청각 자극을 제공하므로, 아무 자극도 없는 것보다는 뇌에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TV 시청은 수동적으로 흘러가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식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아도 그냥 지나가고, 기억하지 않아도 다음 장면이 이어집니다. 이런 방식은 뇌에 강한 자극을 주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TV 시청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그 사이 뇌 기능이 급속도로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가능하면 시청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의 일부를 능동적으로 생각을 해야 하는 활동으로 바꾸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특별한 도구 없이 할 수 있는 기억력 훈련 방법
첫째, 연속 계산 훈련입니다.
100에서 7을 계속 빼거나, 200에서 13을 빼는 방식은 집중력과 작업 기억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틀려도 다시 계산을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하루를 거꾸로 떠올리는 회상 훈련입니다. 잠자기 전에 저녁, 점심, 아침 순으로 하루를 거꾸로 떠올리면 기억을 꺼내는 능력이 크게 자극됩니다. "낮에 뭐 먹었지? 점심먹고 뭐했지? 오전에 뭐했지? 아침에 뭐 먹었지?" 하는 식으로 하루 종일 한 일을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셋째, 범주 단어 말하기 훈련입니다. 과일, 동물, 직업 이름을 제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말해보는 방식입니다. 언어 유창성은 치매 예방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넷째, 숫자 거꾸로 말하기입니다. 3자리부터 시작해 점차 5~6자리까지 늘리면 작업 기억을 직접적으로 훈련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걷기와 생각을 동시에 하는 훈련입니다. 산책하면서 계산을 하거나 오늘 할 일을 정리해보는 방식은 효과가 매우 큽니다. 여러가지를 동시에 하려면 뇌는 더 많이 각성해야 하므로 뇌를 훈련하는데 좋습니다.
이야기 만들기 훈련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단어 세 가지를 정한 뒤, 그 단어들을 모두 포함하는 짧은 이야기를 즉석에서 만들어 봅니다. 예를 들어 ‘사과–병원–시계’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 한 문장 또는 짧은 이야기를 구성합니다. 이 훈련은 단순 기억을 넘어, 기억 인출 능력과 언어 조직 능력, 사고의 유연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집중해서 듣고 요약하기 훈련
뉴스 한 꼭지나 라디오 내용을 집중해서 들은 뒤, 내용을 마음속으로 정리해 봅니다. 제목은 무엇이었는지, 핵심 내용은 세 가지였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무엇인지 정리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는 수동적 청취를 능동적 사고로 전환하는 훈련으로, 주의력과 기억 유지에 효과적입니다.
여덟째, 물건 위치 기억 훈련
안경이나 열쇠, 휴대전화처럼 자주 사용하는 물건의 위치를 일부러 바꿔 두고, 나중에 어디에 두었는지를 떠올려 찾습니다. “어디에 두었지?” 하고 기억을 더듬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뇌 훈련이 됩니다. 일부러 잊어버리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낱말 제한 규칙 훈련
일상 대화나 혼잣말에서 특정 규칙을 정해 말해 봅니다. 예를 들어 ‘ㄱ’으로 시작하는 단어만 사용해 문장을 만들어 보거나, 네 글자 단어만 떠올리는 식입니다. 이 훈련은 언어 선택 능력과 전두엽 기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정 계획 머릿속으로 세우기 훈련
종이나 메모를 사용하지 않고, 내일 또는 이번 주의 일정을 머릿속으로만 정리해 봅니다. 해야 할 일의 순서, 시간대, 이동 경로 등을 떠올리면서 계획을 세우는 과정은 작업 기억과 계획 능력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고스톱·카드놀이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고스톱이나 카드놀이는 단순한 오락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계산, 기억, 판단, 전략 수립이 동시에 요구되는 활동입니다. 패를 기억하고, 점수를 계산하고, 다음 수를 예측하고, 상대의 행동을 추정해야 하는 등 뇌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는 선에서라면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루 10분, 가장 추천하는 실천 루틴
하루에 다음 네 가지만 정해진 시간에 시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 100에서 7 빼기 계산 2분간 하고 나서
- 하루를 거꾸로 떠올리는 회상 3분간 하고
- 범주 단어 말하기 3분간 한 후
- 숫자 거꾸로 말하기 2분간 하고 마칩니다
총 10분이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매일 같은 시간에, 능동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정리글
뇌는 쓰지 않으면 빠르게 기능이 저하되지만, 계속 사용하면 생각보다 오래 유지됩니다. 치매 예방의 핵심은 복잡한 퍼즐이나 도구가 아니라, 기억을 꺼내고, 계산하고, 말하고, 집중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TV를 줄이고, 하루 10분이라도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차이가 몇 년 후의 기억력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