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대장에 ‘게실’이 생기는 경우가 점점 많아집니다. 게실이란 대장벽이 약해진 틈으로 점막이 바깥쪽으로 불룩하게 밀려나온 주머니 같은 구조를 말합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여기에 음식 찌꺼기나 씨앗, 세균이 끼이면 게실염이 생기며 통증이 심해지고 심한 경우 수술까지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왜 나이 들수록 게실이 많아질까
젊을 때는 대장 근육이 탄력 있고, 장운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내부 압력이 높아져도 잘 견딥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대장벽이 점점 약해지고 탄력이 떨어지며, 장운동이 느려져 대장 내의 압력이 쉽게 높아집니다.
게다가 오랜 세월 누적된 변비, 복부비만, 배변시 강하게 힘주기 등은 대장 내압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약한 부위가 풍선처럼 밀려 나오게 만듭니다. 이렇게 형성된 게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개수가 늘어나거나 커질 수 있습니다.
서양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의 약 30%, 80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이 게실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됩니다. 즉, 게실은 대장의 노화성 변화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실은 생활습관 관리로 예방과 진행 억제가 가능합니다.
게실을 악화시키는 나쁜 습관 3가지

1. 변비와 과도한 힘주기
변비는 게실의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딱딱한 변을 배출하려고 배에 힘을 과도하게 주면, 대장 안의 압력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대장에 그냥 변만 있다면 게실이 생기기가 어럽겠지만 대장 속에 아직 배출되지 않는 가스들이 여기 저기 같이 섞여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변을 내보내려고 힘을 주면서 대장은 공기를 넣고 짜는 식으로 됩니다. 그러면 공기가 이리 저리 풍선처럼 밀려 나오면서 대장의 약한 곳이 밖으로 부풀게 되고, 이런 작용이 반복되면 대장벽이 밀려나와 게실이 생기고, 점점 커집니다.
따라서 변비를 예방하고, 배변 시 무리한 힘주기를 피하고, 변을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게실 예방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병원에서 마그네슘계 완하제나 수용성 섬유 보조제(차전자피, 이눌린, 구아검 등)를 처방받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식이섬유만 많이 먹거나 수분만 많이 섭취하는 식으로 한 가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두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이 변을 묽게 하는데 좋다는 것입니다. 차를 많이 마신 경우는 소변으로 수분이 많이 나가므로 수분 보충의 효과가 약하고, 따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방귀 참기
회의 중이거나 여건이 안 될 때 잠시 방귀를 참을 수는 있지만 이 시간이 길어지면 대장 안의 가스가 대장 안에 증가해서 대장이 풍선처럼 더 부풀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복부 팽만과 불쾌감이 생길 뿐 아니라, 게실이 있는 사람은 게실벽이 팽창되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방귀를 참는 습관은 게실뿐 아니라 장운동 저하와 변비 악화를 부르는 원인이 되므로, 가스는 자연스럽게 배출해주는 것이 대장을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3. 작은 과일 씨 삼키기
수박씨, 참외씨, 포도씨, 들깨, 키위씨, 토마토씨 등 작은 씨앗류는 대부분 소화되지 않은 채 장을 통과합니다. 게실이 없는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미 게실이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자극물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씨앗이 게실 속에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어려우니 게실에 계속 고여있다가 결국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실염으로 진행하면 복통, 열, 몸살,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심한 경우 고름이 잡히거나 염증이 장을 뚫고 나가 고름과 변이 새서 응급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씨 있는 과일은 반드시 씨를 제거하고 먹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게실이 있는지 밝혀지지 않은 경우라 해도 연령이 증가할 수록 모르는 게실이 있을 수 있으니 가능하면 연세가 많은 분들은 과일의 씨를 제거하고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키위, 참깨, 토마토 등은 씨를 가래낼 수 없으니 고연령인 분들은 아예 이런 음식을 먹지 않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실 예방을 위한 생활 관리법
- 변을 묽게 유지하기
- 너무 단단한 변은 대장에 부담을 주므로, 항상 변이 부드럽게 배출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 하루 1.5~2리터 이상의 수분 섭취, 채소·해조류·통곡물 섭취를 늘리고, 섬유질이 부족한 날은 식이섬유 보충제를 활용합니다.
- 변비가 만성인 사람은 “참다 보면 좋아지겠지”가 아니라, 의사의 상담 후 지속적으로 변을 묽게 하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게실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 규칙적인 배변 리듬 만들기
- 늘 비슷한 시간 대에 변을 보는 습관을 들일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 배변 신호를 느끼면 미루지 말고 즉시 배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기를 늦추면 변은 수분이 흡수되면서 더 딱딱해져서 변비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 가스 유발 식품 조절
- 콩, 양배추, 탄산음료 등은 가스를 많이 만들어 복부 팽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섭취량을 조절합니다.
- 적절한 운동으로 장운동 활성화
- 걷기, 스트레칭, 복부 마사지 등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변비와 가스 정체를 예방합니다.

게실은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병”이 아니라, 수십 년간의 생활습관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항상 변을 부드럽게 유지하고, 대장 내 압력을 높이는 행동을 피하는 것.
씨 있는 과일은 반드시 씨를 제거하고, 변비가 있다면 병원 처방약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
오늘부터 변을 부드럽게, 장을 가볍게, 습관을 새롭게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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