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겨울에 얼굴이 노랗게 되는 사람이 많은 이유

최닥의 건강노트 2025. 12. 19. 17:48
반응형
SMALL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거실 한편에 귤 박스가 놓이기 시작합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귤을 하나둘 까먹다 보면 어느새 5~10개씩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거울을 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노란 것을 발견합니다. 자세히 보니 손바닥과 발바닥도 물감을 들인 듯 노랗게 변한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황달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겨울철에 매우 흔히 발생하는 '카로틴혈증'인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늘은 겨울철 우리를 노랗게 만드는 주범들과 그 이면에 숨겨진 건강상의 주의점, 특히 혈당과 당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귤을 많이 먹으면 귤처럼 얼굴이 노랗게 됩니다. 이때 눈은 흰색 그대로입니다.
 

1. 내 몸은 왜 노란 물이 들었을까?

겨울철 피부색 변화의 범인은 귤, 감, 당근, 늙은 호박 등에 풍부한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라는 색소입니다. 이 성분은 우리 몸속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눈 건강을 지키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처럼,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이 들어오면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 몸은 필요한 만큼만 비타민 A로 바꾸고, 남은 카로틴은 혈액을 타고 전신을 돌다가 피하지방층과 각질에 축적됩니다. 특히 각질이 두껍고 땀샘이 많은 손바닥, 발바닥, 그리고 피지 분비가 왕성한 코 주위 등 얼굴 부위가 유독 노랗게 변하게 됩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카로틴혈증'이라 부르며, 이는 단순한 색소 침착 현상일 뿐 간이 심하게 나쁠 때 생기는 '황달'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황달은 눈의 흰자위까지 노랗게 변하지만, 카로틴혈증은 눈의 흰자위는 그대로 흰색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얼굴과 손이 노란데, 눈의 흰자위는 여전히 흰 편이고, 최근 감을 박스채로 사놓고 먹었다면, 특히 몸의 피로나 기타 건장 상태가 좋은 것 같다면 이는 간질환이 아니고 카로테노이드 과다증일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간이 안 좋아서 생기는 활달의 경우는 눈도 노랗게 됩니다

 

 

2. 귤뿐만이 아니다? 당근과 늙은 호박의 가세

많은 분이 '귤'만 범인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우리가 즐겨 먹는 겨울철 식재료 중에는 카로틴 함량이 훨씬 높은 것들이 많습니다.

 

 

  

  • 당근: '카로틴'이라는 이름 자체가 당근(Carrot)에서 유래했을 만큼, 당근은 베타카로틴의 보고입니다. 귤보다 단위당 함량이 훨씬 높기 때문에 평소 당근 주스를 매일 마시거나 요리에 당근을 많이 넣는 분들은 훨씬 쉽게 노란 피부를 경험하게 됩니다.
  • 늙은 호박: 겨울철 별미인 호박죽의 주재료, 늙은 호박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호박의 선명한 주황색 역시 베타카로틴 성분입니다. 특히 늙은 호박은 귤이나 당근보다 한 번에 섭취하는 양이 많아(죽 한 그릇 등) 체내 카로틴 농도를 급격히 올리는 데 일조합니다.

결국 귤을 까먹으면서 식사로 호박죽을 먹고, 반찬으로 당근 볶음을 즐긴다면 당신의 피부는 그 어느 때보다 '황금빛'으로 빛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노란 피부보다 무서운 것: 귤과 혈당의 상관관계

이렇게 노란색 음식을 많이 먹고 피부가 노랗게 된다 해도 대부분은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미용상의 문제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진짜 주의해야 할 점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혈당'입니다.

귤은 작고 상큼해서 배가 부르지 않다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앉은 자리에서 5~10개를 먹는 것은 일도 아니죠. 하지만 귤은 생각보다 당분이 많은 과일입니다. 귤의 당 지수(GI)는 약 40~50 정도로 중간 수준이지만, 문제는 먹기 쉽다는 장점으로 인해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게 됩니다.

  • 혈당 스파이크와 인슐린 저항성: 급격히 올라간 혈당을 잡기 위해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우리 몸의 세포들은 인슐린에 점점 둔감해지는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되고, 이는 결국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됩니다.
  • 건강한 젊은 사람에게는 문제가 덜 됨; 젊은 사람은 혈당 스파이크도 덜하고 활동이 많고, 아직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좋으므로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령이 50세 이상으로 많을수록 한번에 귤을 많이 먹는 것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당뇨 환자에게는 치명적: 특히 당뇨를 앓고 있거나 당뇨 전 단계인 분들에게 '겨울철 무제한 귤 섭취'는 독이나 다름없습니다. 과일에 포함된 과당은 간으로 바로 이동해 지방간을 유발하고, 당뇨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킵니다.

 

4. 건강하게 겨울 과일을 즐기는 법

피부가 노래지는 것을 막고, 무엇보다 내 췌장과 혈당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절제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1. 하루 권장 섭취량 준수: 성인 기준 하루 귤 권장량은 보통 2~3개입니다. 이 정도면 습관적으로 많이 먹던 분들에게는 적은 양이라고 느껴지지만, 다른 식사에서도 당분을 섭취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2. 식후 즉시 섭취 피하기: 식사 직후에 귤을 먹으면 식사로 올라간 혈당에 과일 당분까지 더해져 혈당 스파이크가 더 강력해집니다. 가급적 식간에 간식으로 소량만 섭취하세요.
  3. 다양한 채소 섭취: 카로틴혈증이 걱정된다면 귤, 당근, 호박 등 주황색 채소를 몰아서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보다는 초록색이나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의 채소를 섞어 드시는 것이 영양 균형 면에서도 좋습니다

 

가능하면 여러 색깔의 과일들을 섞어서 먹읍시다

 

 

  1. 피부가 노래졌다면?: 일단 섭취를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십시오. 이미 축적된 카로틴은 지용성이라 체내 지방과 피부 각질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것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는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까지 소요됩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결론: 색깔보다 '수치'에 집중하세요

겨울철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것은 우리 몸이 보내는 일종의 '과잉 경고'입니다. "지금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어! 잠시 멈춰!"라고 피부색을 통해 말해주는 것이죠.

 

단순히 손이 노래지는 것을 보고 웃어넘기기엔, 그 속에 담긴 혈당 관리의 중요성이 매우 큽니다. 귤 하나하나의 달콤함 뒤에는 우리 췌장의 고단한 노동이 숨어있습니다.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 췌장이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이것이 지속되면 결국 당뇨병이 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겨울에는 귤 박스를 앞에 두고 사 먹기 보다는 내 몸의 혈당과 피부색을 생각하며 정해진 양만큼만 먹도록 습관화 시켜 봅시다.

반응형
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