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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항암치료 전부 이해하기

최닥의 건강노트 2025. 9. 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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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화학(항암치료)요법 – 전통적 무기이자 익숙한 이름

  • “항암 맞는다”라는 표현은 대부분 '항암화학요법(항암치료)'을 의미합니다. 이는 세포 분열이 빠른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해, 세포 증식을 억제하거나 DNA 합성을 방해하는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입니다. 대표적으로 알킬화제, 항대사제, 미세소관 억제제, 항암 항생제 등이 있습니다.
  • 이 치료는 수십 년간 암 치료의 표준 무기로 자리잡았지만, 동시에 가장 고통스러운 치료라는 인식도 함께 존재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항암제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지 못하고, 분열이 빠른 우리 몸의 정상세포들(골수, 소화기 점막, 모낭세포 등)도 함께 손상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토, 탈모, 골수 억제, 감염 위험 증가, 피로 같은 부작용이 불가피합니다.
  • 또한 항암제는 휴지기에 있는 암세포를 잘 공격하지 못합니다. 암세포 중 일부는 활발히 분열하지 않고 ‘잠자는 상태’로 숨어 있는데, 이들은 항암치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아남아 재발의 씨앗이 됩니다. 그러므로 한 번 치료할 때 암세포의 일정 비율 만큼만 줄이고 나머지는 살아납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번 치료할 때 90%를 죽인다면 10%는 살아남고, 다음에 또 치료하면 이중에서 90% 죽고 10%는 또 살아남습니다. 이런 식으로 암세포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완치는 못하는 원리를 log-kill 원리라 합니다. 이렇게 치료할 때마다 암세포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완치가 안되고, 치료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일부 암을 제외하면 화학요법만으로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진행 억제와 생존 기간 연장만 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반복적인 항암 치료 과정에서 약물 내성이 생기기도 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암화학요법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암에서 기본 축을 담당합니다. 특히 급성 백혈병, 림프종, 고환암, 일부 유방암·일부 폐암 등에서는 항암치료만으로도 완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즉,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로 단순히 낡은 치료법으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항암치료로 생긴 탈모는 원상복귀될까? 

항암치료 후 머리카락은 대부분 다시 자라지만 100%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치료가 끝나고 한달에서 1년 사이에 많이 회복되지만, 머리카락의 색깔·굵기·결이 달라질 수 있고, 드물게 특정 항암제(예: 탁산계, 고용량 치료)에서는 영구적 혹은 부분적 탈모가 남을 수도 있습니다.

 

 

표적항암제 – 특수 유전자를 공경하는 맞춤형 무기

  • 21세기 들어 가장 주목받은 변화 중 하나가 '표적항암제'의 등장입니다. 암은 본질적으로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생긴 것입니다. 이때 특정 유전자 변이가 암세포의 성장을 주도한다면, 그 변이를 정확히 겨냥하는 표적항암제는 이 세포들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만성골수성백혈병(CML)'의 BCR-ABL 변이를 겨냥한 이매티닙(글리벡)입니다. 과거에는 조혈모세포 이식 외에는 완치가 어려웠지만, 글리벡의 등장 이후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죽을 병”에서 “평생 약으로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암 치료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 표적치료제는 폐암, 유방암, 대장암의 변이 등에서도 사용됩니다. 환자의 암 조직에서 어떤 유전자 이상이 있는지를 검사하고, 그에 맞는 약제를 투여하는 맞춤형 정밀의학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물론 표적치료제도 만능은 아닙니다. 암세포는 끊임없이 새로운 돌연변이를 일으켜 내성을 획득합니다. 예컨대 EGFR 변이 폐암 환자에게 1세대 표적치료제를 쓰면 몇 년 안에 T790M이라는 내성 변이가 생기고, 이를 막기 위해 3세대 약제가 등장하는 식입니다. 따라서 치료는 마치 암과 인간의 끝없는 ‘진화 경쟁’과도 같습니다.
  • 표적항암제는 주로 경구제(알약) 형태가 많아 장기간 복용하기 편한데, 한 달 약값이 수백만 원대에 이르는 경우가 흔합니다. 건강보험에서 보험적용시켜 주는지 여부에 따라 환자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 없이는 수년간 복용 시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 표적항암제의 부작용은 대체로 적은 편이고, 화학요법의 전신 부작용(심한 구토, 탈모, 골수억제 등)보다는 환자가 훨씬 더 잘 견딜 수 있는 수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장기간 복용해야 하므로 피부 발진·설사·고혈압 같은 만성적인 불편감이 누적될 수 있고, 드물게는 심장·간 같은 장기 손상이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면역항암제 – 몸의 방어체계를 다시 활성화하는 방식

 

  • 더 혁신적인 패러다임은 '면역항암제'입니다. 원래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할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은 교묘하게 면역 세포들의 감시망을 회피하거나, 면역세포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활동을 억제합니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면역관문 억제제'니다. 대표적으로 PD-1, PD-L1, CTLA-4 억제제가 있습니다. 이 약들은 면역을 담담하는 T-백혈구를 억제시키는 신호를 차단해 다시 암을 공격하도록 만듭니다.
  • 이런 약들은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방광암 등에서 확실한 반응을 보여주었고, 기존 치료가 거의 없던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습니다.
  • 하지만 면역항암제도 한계가 있습니다. 반응률이 20~40% 정도로 제한적이며, 자가면역성 부작용(피부염, 대장염, 갑상선염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료비가 매우 고가라, 경제적 부담이 현실적인 장벽이 됩니다.

 

 

체액에서 큰 세포들이 암세포임

암 치료의 새로운 관점 – 만성질환으로의 전환

 

오늘날 암 치료는 단순한 완치 추구에서 벗어나, 암을 일정 수준으로 억제하며 삶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재발하면 곧바로 사망으로 이어졌지만,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 환자가 수년간 병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며 생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즉, 암을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장기간 관리하는 개념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표적치료제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겨냥해 효과를 내며, 경구 복용이 가능해 꾸준히 복용하면 암을 억제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대부분 정맥 주사 형태이고 아직 먹는 약으로는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면역항암제 역시 일부 환자에서 장기간 반응이 유지되어 만성질환처럼 관리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며, 드물게는 완치에 가까운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항암제로 모든 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암은 이것이 가능하고, 일부 암은 아직 장기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만성 관리 가능한 암

  • 만성골수성백혈병
  • 일부 폐암(EGFR, ALK 등 변이)
  • HER2 양성 유방암
  • 일부 대장암·위암
  • 일부 림프종

아직 만성 관리가 어려운 암

  • 췌장암
  • 담도암
  • 난소암
  • 교모세포종(뇌종양)

👉 정리하면, 표적치료제는 장기 복용을 통한 만성 관리가 가능하고, 면역항암제는 주사 형태로 일부 환자에서 장기간 조절과 드문 완치 사례를 기대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그러나 아직 모든 암에 적용되지는 않으며, 암의 종류에 따라 관리 가능 여부가 크게 달라집니다.

 

 

화학요법과 최신 치료의 조합

실제로 임상에서는 단일 치료보다 병용치료가 흔합니다. 화학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이고, 이어서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를 투여하여 효과를 유지하거나, 동시에 병합하여 상승효과를 노리기도 합니다. 기존의 항암치료법은 여전히 기초 체력을 담당하고, 표적·면역치료가 선택적으로 그 위에 얹히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

  • 항암화학요법: 전통적이지만 여전히 주요 축, 부작용과 내성이 한계
  • 표적치료제: 유전자 변이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 암을 만성질환으로 바꾼 사례 존재
  • 면역항암제: 혁신적 패러다임, 일부 암에서 장기 생존 가능성 제공
  • 암 치료의 흐름: 여러 항암치료법을 병용하는 방식이며, 완치뿐 아니라, 장기간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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